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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상처를 들추다

그 말에 임미연은 얼굴빛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럼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은찬이를 구속하고 전과자 만들 셈이야? 너 정말 너무 매정하고 인정머리도 없구나.” “제가 무정하다고요?” 심재이는 비웃음이 섞인 숨을 내쉬었다. “고은찬은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 저를 괴롭혔어요. 처음에는 저를 호텔로 속여 데려가 사람들을 시켜 때리게 했고... 그때는 제가 참아줬죠. 그런데 이번에는 학교 정문 앞에서 저를 가로막고... 심지어 저를 도와준 선배까지 때렸어요. 제가 은찬이를 그렇게 만들었나요?” 심재이의 차갑게 굳은 얼굴과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늘함은 보는 이의 뼛속까지 스며드는 듯했다. 그러자 고태훈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나섰다. “재이야, 네 말이 맞아. 치료비는 당연히 우리가 부담해야 하고 은찬이가 잘못한 만큼 벌도 받아야 해. 아저씨도 네가 은찬이를 용서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건 알아. 하지만... 재이야, 아저씨 체면 좀 세워줄 수 없겠니? 마지막으로 한 번만 기회를 줘. 아저씨가 약속할게. 다시는 은찬이가 널 해치는 일 없게 할게.” 심재이는 눈살을 찌푸리며 단호하게 말했다. “아저씨, 제가 아저씨 체면을 안 세워 드리는 게 아니라... 이번 일은 정말 선을 넘었어요.” 그러자 임미연이 더는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재이, 너무 심한 거 아니니? 우리는 네 어른이야. 오늘 이렇게 고개 숙이고 사과하러 온 것만 해도 네 체면 세워주는 건데... 예전에는 네가 은찬이한테 매달리던 거 잊었니? 그동안 은찬이가 너한테 얼마나 돈을 썼는데... 이제는 고태겸이란 사람을 붙잡았다고 은찬이를 버리겠다는 거야?” 그러자 심재이는 눈빛이 싸늘해졌다. “아줌마, 말씀 좀 가려 하세요. 저와 삼촌 사이는 깨끗합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하지만 제가 은찬이와 사귈 때 단 한 푼도 고은찬의 돈을 쓰지 않았어요.” “네가 안 썼다고 하면 안 쓴 거야? 네 집 형편 내가 다 알아. 은찬이가 그러더라. 너희 아버지는 널 딸로 인정하지도 않고 한 푼도 안 준다며? 은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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