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그 일이 있고 나서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경진이 뒤바뀌었다. 그간 세력이 엄청났던 여덟 가문은 고작 며칠 사이에 전부 망하게 되었고 매일 언론에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기사가 실렸다.
내 동생 앞에서 건방을 떨던 사람들은 현재 병원에서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고 있거나 급히 ‘요양'하러 해외로 떠났다.
출산을 앞둔 내 동생은 내 손을 꽉 잡은 채 놓아주지 않으려 했다. 하는 수 없었던 나는 온몸을 소독한 후 옷을 갈아입고 분만실로 따라 들어갔다.
한참 후,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처음에 아기를 안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작고 쭈글쭈글한 것이 꼭 갓 태어난 원숭이 같기도 했다. 하지만 아기에게 천천히 손가락을 가져다 댄 순간 아기의 촉촉한 입술이 본능처럼 쪽쪽 빨아들였다. 이때 나의 가슴 한구석이 뜨겁게 데인 듯 아릿해졌다.
“못생겼어.”
나는 얼른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말과는 달리 아기를 감싼 포대기를 더 꼭 끌어당겼다. 나는 아기를 안은 채 동생이 있는 병실로 가 동생을 기다리기로 했다.
곧이어 등 뒤로 익숙한 시원한 향기가 났다. 서도윤은 등 뒤로 나를 꼭 안으며 내 어깨에 고개를 파묻었다.
“나도... 아기 아빠가 되고 싶어. 나한테 기회를 주면 안 될까?”
그의 말에 나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네 번째 손가락에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숙이자 눈부시게 빛나는 반지가 반짝이고 있었다. 내 손가락에 반지를 끼운 것이 이번으로 벌써 7번째였다.
그가 반지를 끼울 때마다 나는 바로 빼서 쓰레기통으로 버렸다.
“또 야?”
나는 이번에도 반지를 빼려고 했다. 그 순간 그는 내 팔을 꽉 잡더니 애원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한 번만... 한 번만 기회를 줘, 응?”
창밖으로 마침 들어온 햇살이 품에 안은 아기에게로 내려앉으며 아기는 나른한 하품을 지었다. 눈가에는 눈물도 맺혀 있었다. 문득 유리에 비친 나와 아기, 서도윤의 모습을 보니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그래, 알았어.”
햇살이 반지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그 순간 나의 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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