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육현재는 어린이집 원장의 손을 덥석 잡았다. 마치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였다.
임지현은 그 모습을 보며 잠시 멈칫했다. 조금 전까지 뒤에 서 있던 사람이 필요할 때만큼은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냈으니 말이다.
어린이집 원장은 환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반 학부모 단체 채팅방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주로 공지 사항이나 준비물 안내를 전달하는 용도입니다.”
그때 이윤이의 담임교사인 비교적 젊은 여교사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정중한 태도로 임지현에게 말을 건넸다.
“이윤이 어머님, 괜찮으시면 연락처를 하나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바로 단체방에 초대해 드리겠습니다.”
임지현은 잠시 시선을 내렸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금은 어렵겠네요. 휴대전화를 두고 와서요. 대신... 이분 연락처를 추가해 주세요.”
말이 끝나자, 공기 중에 짧은 정적이 흘렀다.
어린이집 원장과 담임교사는 서로를 바라보며 잠시 눈빛을 교환했다.
애써 당황한 기색을 감추는 표정이었다. 현실과 어긋난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아이를 교실 안으로 들여보낸 뒤, 임지현은 조용히 몸을 돌렸다. 그녀의 뒷모습에는 쓸쓸함이 내려앉아 있었다.
차에 오르자, 육현재가 먼저 침묵을 깼다.
“쇼핑하러 갈까?”
임지현은 그를 흘겨봤다.
“내가 뭘 살 수 있는데?”
“마음에 드는 건 다 사. 백화점 통째로 들고 와도 돼. 너만 즐겁다면 난 그걸로 충분해.”
말투에는 분명한 관용이 묻어있었지만, 임지현의 귀에는 그 모든 애정이 공허하게만 들렸다.
그녀는 입꼬리를 올렸지만 눈빛에는 온기가 없었다.
“옷 하나도 내가 마음대로 못 고르는데, 마음에 드는 건 다 사라는 말이 무슨 의미야? 내가 휴대전화 하나 사고 싶다고 하면 허락해 줄 수 있어?”
육현재는 순간 말을 잃었다.
그 질문은 그가 애써 유지해 온 평정을 정확히 찌르는 가느다란 바늘 같았다.
그는 답하지 않고 화제를 바꿨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안 가.”
임지현은 고개를 돌려 창밖으로 빠르게 스쳐 가는 풍경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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