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임지현은 와인잔을 든 채 가느다란 하이힐을 밟으며 테라스로 올라갔다.
그녀는 고운 팔을 난간에 가볍게 얹고 손끝으로 무심한 듯 잔의 표면을 문지르며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왜 여기서 혼자 담배 피우고 있어요?”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진요섭은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렸다.
임지현인 걸 알아본 순간 눈빛 가득 당혹이 번졌다.
“형... 형수님?”
조금 전 보였던 여유는 사라지고 태도가 한층 경직됐다.
“담배 한 개비 줘요.”
옅게 웃는 임지현의 눈꼬리에 어렴풋한 유혹이 스쳤다.
“아, 네.”
진요섭은 괜히 더 어색해진 듯 손까지 미세하게 떨며 급히 담뱃갑을 내밀었다.
임지현은 그중 한 개비를 뽑아 들고 희고 가느다란 손가락 사이로 담배를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
“고마워요.”
가느다란 담배를 입술 사이에 물고 진요섭을 올려다보던 임지현이 나른한 목소리로 물었다.
“불 있어요?”
그 모습에 연애 경험이라곤 거의 없는 진요섭의 시선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는 세상 물정 모르는 풋내기처럼 너무도 쉽게 그 분위기에 빨려 들어갔다.
“아, 있어요! 있습니다.”
진요섭은 허둥지둥 주머니를 뒤지다 마침내 재킷 안주머니에서 라이터를 찾아냈다.
임지현은 자연스럽게 몸을 가까이 숙여 진요섭이 켠 불꽃에 담배를 가져다 댔다.
그 순간 시선이 무심코 아래로 내려갔다가 임지현은 진요섭의 바지 지퍼가 제대로 올라가 있지 않은 걸 발견했다.
‘기회다!’
임지현은 그의 아래쪽을 가리키며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저기...”
진요섭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가 난처한 광경을 확인하는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젠장, 하필 이런 미인 앞에서 추한 꼴이라니...’
진요섭은 당장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누가 좀 살려줘!’
임지현은 다정하게 웃더니 하이힐 소리를 내며 그 앞으로 다가가 자연스럽게 테라스 입구와 진요섭 사이를 가로막았다.
“제가 가려줄게요.”
두 사람 사이가 더 가까워지자 진요섭의 얼굴은 마치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꺼낸 것처럼 달아올라 있었고 그는 허둥지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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