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우주한은 스카프와 코트를 옷걸이에 걸고 나서 식탁 위에 놓인 맛있는 점심을 무시하고 한유설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감사인사를 할 때의 모습을 보았다.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자세로 소파에 앉았다.
“일단 급하게 떠나지 마세요. 내가 한 수를 가르쳐 줄게요.”
한유설은 멈춰서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우주한을 바라보았다.
“말씀하세요.”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말했다.
“유설 씨가 앞으로 괴롭힘을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내가 마지못해 당신의 남자친구로 되어 줄게요.”
“...”
어이가 없는 한유설은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우주한 씨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녀가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카트를 밀고 나갔다. 우주한이 농담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최근 농담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한유설의 생각과 달리 우주한의 말은 농담이 아니라 모두 진심이었다.
방문이 다시 열리고 닫히자 우주한은 두 팔을 무릎에 대고 초조하게 머리카락을 헝클었다.
그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평소에 밝은 눈동자는 음침한 빛을 띠고 있었다.
한유설이 그의 말을 믿지 않고 농담으로 간주한다니...
“흥. 정말 짜증 나네.”
그날 오후, 집사는 단체 채팅방의 공고란에 유다정의 엘리베이터 사건을 공개하고 비판하였다.
유다정은 월급이 깎였을 뿐만 아니라 채팅방에 반성문을 올려야 했다.
이건 ‘고참 직원’에게 있어서 큰 망신과 다름이 없었다.
한유설은 방금 온시열에게 커피를 전달하고 나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핸드폰이 진동해서 채팅방에 있는 내용을 보게 되었다.
방금 집사가 채팅방에 올린 공고를 보고 그녀가 놀랄 겨를도 없이 왼쪽 로비에서 백도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설 씨,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백도운은 문 앞에 서서 미간을 문질렀고 다소 피곤해 보였다. 한유설이 알았다고 답하자 바로 방안으로 들어갔다.
한유설은 문이 닫힌 것을 보고 어쩔 수 없이 아래로 내려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가지러 갔다.
1층에는 네 사람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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