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2화
송서아는 죄지은 사람처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집안의 다른 사람이 봤을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
그 당황한 모습을 본 김원우는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김원우는 송서아의 코끝을 톡 치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우린 부부니까 대낮에 키스하는 건 당연한 거야.”
소파에 놓여 있던 송서아의 손이 주먹을 꽉 쥐었다.
“걱정돼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좀 부끄러워서요.”
목소리는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웠다.
마치 과즙이 풍부한 여름날의 리치처럼 달콤했다.
몸이 반응하고 있음을 깨달은 김원우는 재빨리 송서아와의 거리를 벌렸다. 이대로 붙어 있다가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았다.
김원우가 먼저 물었다.
“김씨 가문 사모님, 오늘 무슨 계획 있어?”
그 말에 송서아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사촌 언니 만나러 가고 싶어요!”
김원우는 순간 흠칫했다. 심소희는 송서아의 사촌 언니고 송서아가 따르는 건 당연한 일이니 질투하지 말자고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다짐했건만, 별처럼 반짝이는 송서아의 눈을 보니 속에서 시샘이 일었다.
김원우의 표정이 어두워진 것을 본 송서아는 문득 과거 박씨 가문에 있을 때가 떠올랐다. 박유준은 송서아가 친척들과 교류하는 것을 탐탁지 않아 했다.
박유준은 늘 여자는 시집가면 그 집안 사람이 되는 것이니 이전 친척들과는 거리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송서아는 김원우도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았다.
얼굴에 피었던 웃음꽃이 순간 시들어버렸다.
눈동자에 실망감이 어렸다. 송서아는 조금 전과는 다른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싫다면 안 가도 괜찮아요.”
그제야 김원우는 송서아가 자신의 표정 변화를 보고 오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원우는 금세 어두운 기색을 거두었다.
“싫어하는 거 아니야. 내가 데려다줄까? 근데 가기 전에 뭐라도 좀 먹고 가지? 체력 소모가 심했으니 에너지 보충도 좀 해야지.”
송서아는 잠시 멈칫했다. 자신의 체력이 소모된 이유가 전부 김원우와의 일 때문이라는 생각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하지만 김원우는 아주 태연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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