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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송서아가 등을 돌려 섰고 햇볕이 너무 따가워 눈을 가늘게 뜰 수밖에 없었다. 이마 위로 손을 올려 가리며 말했다. “괜찮아, 마저 끝내고 마실게.” 한 번에 일을 몰아 해치우는 그 느낌이 송서아는 좋았다. 예전 박유준의 집에 있을 때는 민채원과 허가윤에게 신경 써야 했고 박유준이 돌아오면 또 자잘한 일들을 직접 챙겨야 했기에 작품 하나를 단번에 완성하는 건 오랜만이었다. 유지하는 난감했다. 이렇게 더운 날엔 모두 잠시 쉬고 싶어 할 텐데 송서아는 기어이 마칠 때까지 쉬지 않겠다고 했다. 어쩌면 재능이란 그저 타고난 선물일 뿐 남들이 도달할 수 없는 성취를 이루려면 남들이 견디지 못하는 굳건한 의지가 필요하다. 한숨을 내쉰 유지하는 얼음물을 한 병 들고 송서아에게 다가갔다. 가까이 다가가서야 송서아의 얼굴이 자신이 그린 판다처럼 온통 울긋불긋해진 것을 발견했다. “선배, 물 좀 마시고 수분 보충하세요. 땀 흘리는 거 보세요. 이러다 탈수나 일사병이라도오면 제가 책임 못 져요.” 송서아는 물을 받아 병뚜껑을 돌려 열고는 단숨에 크게 한 모금을 마셨고 병이 거의 비는 듯했다. 유지하는 벽에 그려진 그림을 감상하며 눈썹을 찌푸리고 감탄을 숨기지 않았다. “역시 경원 미대의 모네답네요. 이 빛과 그림자의 교차는 정말 완벽해요. 그리고 이 작은 판다가 대나무 먹는 모습은 어떻게 이렇게 귀여울 수 있죠?” 유지하의 인정을 듣고 송서아는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경원 미대의 모네는 그냥 농담 삼아 붙여준 별명이야. 나를 모네에 비유하지 마. 몸 둘 바를 모르겠어.” 말을 마친 송서아는 아직 한 조각이 비어 있는 벽을 바라보았다. 여기는 대나무 숲을 그려 넣어야 했다. 그리고 대나무 숲은 송서아의 기교를 시험하는 부분이었다. 빛과 그림자를 극한으로 활용해야만 작위적이거나 딱딱한 느낌 없이 자연스러울 수 있었다. 송서아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다시 살펴보았다. 다리를 꼬고 앉아 대나무를 들고 있는 이 작은 판다의 모습은 확실히 귀엽고 푸근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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