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8화

송서아는 비록 감정적인 면에서는 다소 둔하지만 절대 어리석지는 않았다. 하객 대기실에서부터 지금까지 유수민의 언행을 통해 그녀는 상대가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 유수민은 다소 의외였다. 자기 손목을 잡은 이 김씨 가문 사모님이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수민 씨, 원우 씨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이 기회에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솔직히 이야기하는 게 좋겠어요.” 유수민의 얼굴에 희미한 놀라움이 스쳤다. 마침 그때 김원우가 서둘러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눈빛에 번뜩이던 날카로움을 순간적으로 감췄다. “서아 씨, 저와 원우 씨 사이엔 정말 아무것도 없어요. 저를 좀 가게 해줘요. 저 아직 부케 받으러 가야 해요.” 유수민의 이 말은 송서아에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김원우에게 하는 듯했다. 그들 앞에 멈춰 선 김원우는 송서아를 살펴본 뒤 그녀가 유수민의 팔을 잡은 손을 내려다보았다. 유수민은 아주 순수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우 씨, 좀 봐요. 서아 씨가 저를 붙잡고 놔주지 않아요.” 김원우의 눈빛이 매우 짙어서 역광 속에서 그의 표정을 전혀 읽을 수 없었다. 다만 그는 가느다란 입꼬리를 올린 채 냉랭하게 말했다. “김씨 가문 사모님이나 언니라고 불러요. 서아 씨 하면 너무 딱딱하잖아요.” 유수민은 잠시 멈칫하며 표정이 굳어졌다가 이내 다시 부드러운 모습을 되찾았다. “서아 언니, 이제 저 보내주실래요. 부케를 받고 나서 우리 다시 이야기하면 안 될까요?” 송서아는 손을 놓았다. 사실 그녀는 그렇게 세게 잡고 있지도 않았다. 유수민이 손을 뺄 때 그녀는 살짝 찡그린 얼굴로 잡혀 있던 손목을 보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서아 언니, 너무 세게 잡아서 아팠어요.” 송서아의 이마에는 짙게 낀 안개가 스민 것 같았다. “미안해요.” 유수민은 눈을 가늘게 떴다가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서연이의 올케이니, 저한테는 언니잖아요. 미안해하실 필요 없어요.” 부케 던지기 순서가 되자 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