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화
송서아는 수도꼭지를 틀고 세면대를 향해 헛구역질을 했다. 그 모습은 꽤나 초라했다.
그때 뒤에서 건방지고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격이 유약한 건 봤지만 올케처럼 이 정도로 나약한 사람은 처음 봤네요. 혹시 강하게 나가봤자 날 이길 자신이 없으니까 차라리 불쌍한 척이라도 하는 거예요?”
송서아는 휴지 두 장을 뽑아 입가를 닦고 목소리의 주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김서연이었다.
송서아는 숨을 깊게 들이쉬며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메스꺼움을 억누른 후 또렷하게 말했다.
“서연 씨, 불쌍한 척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에요.”
김서연은 직설적인 성격이었던지라 그 말에 당장이라도 발을 동동 구를 듯이 씩씩대며 말했다.
“지금 내 앞에서 감히 수민이를 돌려 까는 거예요? 분명하게 말해두지만 수민이가 있는 한 올케는 평생 대체품일 뿐이에요. 고작 닮았다는 이유로 대체품으로 옆에 있는 주제에 남의 자리를 빼앗고 혼자 즐거워하지 말죠? 내 앞에서 잘난 척하지 말아요. 역겨우니까!”
송서아는 담담하게 김서연을 보았다.
“난 누구에게도 잘난 척할 생각 없었고 서연 씨가 날 혐오할 이유도 없어요. 서연 씨가 스스로 이 상황에 대해 생각해볼 날이 온다면 바로 알겠죠. 난 처음부터 끝까지 유수민 씨를 곤란하게 만들 생각은 단 한 번도 없었거든요.”
그러자 김서연은 팔짱을 끼고 코웃음을 쳤다.
“하하, 웃기네요. 올케 같은 겉과 속이 다른 타입은 내가 제일 잘 알아요. 내 남편도 첫사랑 닮은 여자한테 홀려서 정신을 못 차렸었거든요. 올케 같은 사람들은 겉으로는 순진한 척하면서 뒤에서는 남자한테 이간질하는 타입이잖아요, 안 그래요? 그렇게 유수민을 곤란하게 만들 생각이 없었다면 애초에 남성으로 시집올 일도 없었겠죠.”
송서아는 그 어처구니가 없는 논리에 피식 웃음이 났다.
하지만 그녀가 보기에는 김서연이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누군가의 손에 이용당하고 있을 뿐이다.
“일단 난 결혼식에 오기 전까지 유수민 씨의 존재조차 몰랐어요. 그리고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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