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허가윤은 송서아의 거침없는 반박에 화도 나고 조바심이 났다.
‘이년이 시댁에서 쫓기더니 모든 걸 다 잃었다고 눈에 뵈는 게 없네. 됐다, 안쓰러워서 내가 참는다! 뭣 하러 이딴 년이랑 말을 섞어?’
생각은 이렇게 해도 도통 참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허가윤에게는 다른 방법이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억울한 표정으로 민채원을 바라보았다. 곧이어 배를 움켜쥐고 한없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머님, 동서가 저한테 함부로 해도, 서준 씨한테 함부로 해도 다 괜찮아요. 그런데 어머님께까지 그렇게 말하는 건 정말 참을 수 없네요.”
민채원은 줄곧 강인한 사람이다.
안 그래도 송서아를 쉽게 용서하지 않을 텐데 불난 집에 부채질까지 해대면 사태가 어디까지 번질지 가히 짐작할 수가 없다.
아니나 다를까 민채원이 두 눈을 부릅뜨고 송서아를 째려봤다.
한편 송서아는 이런 눈길이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전에 박씨 일가에서 지낼 때 항상 이런 눈빛으로 그녀를 가르치려 했으니까.
그녀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어떠한 반박도 할 수가 없었다.
그때마다 박유준은 이렇게 말했다. 아빠가 일찍 세상을 떠나서 엄마 홀로 회사를 경영해야 했기에 강인하지 않으면 두 아들이 밥도 배불리 못 먹었을 거라고...
지금 생각해보니 그저 웃음이 나왔다. 그때 그녀는 한심하게도 민채원에게 연민과 동정을 느꼈었다.
이제야 완전히 깨달았다. 굳세고 굴하지 않는 것은 좋은 자질이지만 강압적인 것은 단지 성격일 뿐이었다.
송서아는 굴하지 않는 눈빛으로 민채원을 쳐다봤다.
손자를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여자!
민채원은 그런 송서아의 눈길에 잠시 멍해졌다. 둘째 며느리가 언제부터 감히 이런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게 된 걸까?
전에는 혼낼 때마다 순순히 따르던 애였는데.
“친정에 돌아간 지 고작 이틀 됐는데 벌써 버릇없이 구는 거야? 네 꼴 좀 봐. 대체 어떤 남자가 너 같은 걸 좋아하겠어? 시어머니한테 예의라곤 없지! 사돈도 참, 자식 교육을 어떻게 한 거예요?”
송서아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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