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9화
김태혁과 정연희 눈에는 그 웃음이 흡사 도발처럼 비쳤다.
김태혁은 즉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매를 걷어 올렸다.
송서아가 그런 거물의 격노를 어디서 겪어 봤을까.
얼굴색이 놀라 새파랗게 질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송서아의 몸은 거의 1초 만에 반사적으로 움직였고 손을 뻗어 김원우 앞에 가로막고 섰다.
“아버님, 말씀으로 푸셔야죠. 원우한테 이러시면 안 돼요. 그리고 저희 아직 이혼증도 안 받았어요...”
김원우의 얼굴에 순간 당황이 스쳐 지나갔다.
송서아가 이런 반응을 보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김원우는 눈빛을 고정했고 눈시울이 살짝 젖어 들었다.
송서아의 미세하게 떨리는 어깨를 바라보며 김원우는 순간 어떤 감정을 표현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사실 김태혁의 저런 모습은 김원우를 놀라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송서아를 잔뜩 겁먹게 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송서아의 가녀린 몸이 김원우의 앞에 버티고 서 있었다.
김태혁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막 걷어 올린 소매를 내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랐다. 송서아가 앞에 가로막고 서 있으니 자칫 송서아를 괴롭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정연희가보다 못해 김태혁을 툭 밀쳤다.
“뭐 하는 거예요! 애한테 겁주지 말아요.”
그제야 김태혁은 소매를 내리고 멋쩍게 자리에 앉았다.
송서아가 이혼증을 안 받았다고 하자 김태혁과 정연희는 상황을 되돌릴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정연희가 송서아를 향해 온화하게 웃어 보였다.
“서아야, 내가 외국에서 네 선물 좀 사 왔단다. 1 층 북쪽 방에 있으니 강정숙 아줌마한테부탁해서 같이 가서 한번 보렴.”
송서아는 그 말이 어른들이 자리를 피하라는 뜻임을 알았고 순하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김원우가 마음에 걸려 떠나기 전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아버님, 어머님... 원우한테 손대시면 안 돼요.”
그 말을 듣는 김원우는 감동과 웃음이 뒤섞여 복잡한 심경이었다.
정연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서아야, 원우가 저렇게 큰 애인데 뭘. 네 아버지가 잠깐 화가 나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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