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민채원은 얼굴에 철판이라도 깐 듯 당당하게 서 있었다. 이제야 와서 떠들썩하게 구는 이유는 바로 일을 크게 만들려는 것이었다.
송씨 집안 하객들이 다 모인 이때야말로 일을 크게 만들기 딱 좋은 때였으니까.
그렇지 않으면 송서아 이 년이 본인을 호락호락하게 볼 것 같았다.
그렇게 큰 누명을 썼으니 송서아에게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오히려 민채원답지 않다고 할 뻔했다.
민채원은 냉소를 지으며 최애라를 바라보았다.
“딸 가르칠 때는 체면 생각 안 했어요? 왜 이제 와서 뒤늦게 체면 타령이에요? 당신 딸, 우리 박씨 집안 덕분에 그나마 지금 이 정도지, 안 그랬더라면 어디까지 날뛰었을지 모르겠네요!”
송서아는 숨을 죽인 채 민채원을 응시했다.
세상에 이렇게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니, 얼굴이 얼마나 두꺼우면 이런 말도 함부로 할 수 있을까다.
최애라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민채원이 강경한 것은 알았지만 강경한 것과는 별개로 오늘은 연회 날이다. 상대방이 이렇게 군다는 것은 송씨 집안에 명백히 딴지를 걸려는 것이 아닌가?
최애라는 그래도 계속 좋은 말로 민채원을 타일러 보려 했다. 그러자 송서아가 곁에서 최애라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엄마는 하객들 응대하러 가세요. 비록 거의 마지막이지만 하객들은 그래도 잘 돌봐야 하잖아요?”
가볍게 한숨을 내쉰 최애라는 어쩔 수 없이 하객들을 돌보러 자리를 떴다.
최애라가 떠나자 송서아는 거리낌 없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저도 이제 알겠어요. 우리 엄마에게 사과할 마음이 없다면 더 이상 강요하지 않을게요.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할 테니까.”
경찰 쪽 일을 민채원이 잘 처리할 수 있든 없든 그건 민채원 본인의 문제다. 하지만 송서아로서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해야 했다.
경찰이 출동하는 소란도 두려워하지 않는 민채원은 이번만큼은 꼭 온 목적을 이루려 했다.
송서아가 휴대전화를 꺼내 번호를 누르는 것을 보자 민채원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 년이! 마음이 정말 독하구나!”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민채원은 바로 연기를 시작했다.
송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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