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허가윤은 억울함이 가득 담긴 얼굴로 민채원을 바라보았다.
얼굴에 잠깐 난처함이 스쳤지만, 민채원은 이내 본래의 강압적인 기세로 돌아왔다.
“여기는 박씨 집안이다. 예전에도, 지금도 네가 끼어들 자리는 없어. 물건 가지러 왔으면 조용히 챙겨서 나가!”
허가윤은 민채원에게 가까이 다가서고는 의기양양하게 송서아를 향해 눈썹을 치켜세웠다.
“송서아 씨 따위가 우리 박씨 집안 사람들 사이를 이간질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송서아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그래요. 여긴 박씨 집안 맞아요. 예전에도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았고, 지금은 더더욱 그래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민채원을 똑바로 바라봤다.
“모든 사람이 당신들 집안일에 관심 갖는다고 착각하지 말아요. 저도 오고 싶어 온 건 아니에요.”
그녀의 시선이 자연스레 말없이 앉아 있는 박유준에게 향했다.
그가 자신이 불렀다고 굳이 인정하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다들 짐작 가는 것이 있을 테니 말이다.
박유준은 이 화제를 이어가고 싶지 않아 시선을 피하며 급히 말을 꺼냈다.
“됐어요. 다들 그만 해요.”
그리고 곧바로 송서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따라와요.”
허가윤은 함께 가고 싶었으나 눈치껏 멈춰 섰다.
이 시점에서 박유준의 심기를 건드릴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음속에 쌓여 있는 이 불만은 어디론가 풀어내야 했다.
송서아가 박유준을 따라 2층 서재로 들어가자 허가윤은 잔뜩 상처받은 가련한 얼굴로 시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 요즘 계속 악몽을 꿔요. 송서아가 저랑 서준 씨 사이를 갈라놓으려 하더라고요. 꿈에서 깰 때마다 아랫배가 너무 아파요. 그것 때문에 마음이 불안해져서 여기로 돌아온 거예요.”
민채원은 본래 허가윤이 병원에 있지 않고 제멋대로 집으로 들어온 걸 책망하려 했었다.
그러나 며느리의 처연한 모습에 차마 더는 나무라지 못했다.
공통의 적이 등장하자 두 사람은 곧바로 한편이 되었다.
민채원은 허가윤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걱정하지 마. 송서아는 내가 절대 다시 우리 집안에 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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