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김해 그룹이 기명 그룹과의 협력을 공식 해지했다는 통보서를 받은 건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단, 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박유준은 믿을 수 없어 분노와 불안함이 가득 드러나 있는 얼굴로 비서를 불러 소리쳤다.
“당장 김해 그룹으로 갑시다!”
비서는 이번 협력이 기명 그룹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무의미한 짓이라는 것도 알았다.
“대표님, 김 대표님은 절대 만나주지 않으실 겁니다. 지금 저희 수준의 회사는 물론이고 그보다 몇 단계 위의 회사라도... 김 대표님을 직접 뵙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박유준은 말을 듣지 않고 비서를 거의 끌어내다시피 하며 차에 태웠다.
“그래도 가야지! 김해 그룹이 우리를 개 취급이라도 하는 건가? 이렇게 쉽게 뒤집는 게 말이 돼? 당장 가서 이유라도 들어야지!”
차는 미친 듯이 달려 마침내 경원시 북부에 도착했다.
그곳엔 김해 그룹 본사가 있었다.
본사는 경원의 ‘진주’라고 불리는 최고층 빌딩과 마주하고 있었고 그 자체로 도시의 랜드마크였다.
김해 그룹이 차지한 땅값만 해도 상상을 초월했고 그 건물을 중심으로 북부 최고의 상권이 형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박유준의 차는 본관 진입로에서 곧바로 제지당했다.
“신분을 밝혀도 초청장과 예약 없이는 입장 불가입니다.”
경비원의 태도는 정중했으나 단호했고 박유준이 신분증을 내밀고도 결국 문은 열리지 않았다.
박유준은 이를 악물고 결국 김원우의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협력 건에 대해 제가 이해할 만한 설명을 못 듣는다면 전 그냥 물러설 수 없습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차에서 내려 김해 그룹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최고층을 향해 고개를 젖히며 언성을 높였다.
“전 죽어도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적어도 말 한마디는 해야 할 거 아닙니까!”
김원우의 비서는 난처했다.
원칙대로라면 경비를 시켜 쫓아내는 게 맞았다.
게다가 이번에 갑을 뒤집은 쪽은 분명 김해 그룹이었으니 그 사실은 마음 한구석을 찔렀다.
결국 그는 보안팀에 연락을 넣어 박유준을 안으로 들였다.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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