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화
송서아는 코웃음을 치며 날 선 말을 내뱉었다.
“밥이라도 얻어먹고 싶으면 제발 그 더러운 입부터 닥치세요.”
한편, 주방 안에서는 최애라가 분주히 손을 놀리고 있었고 송서아는 옆에서 허드렛일을 거들었다.
그러다 보니 김원우의 메시지를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내일이 바로 결혼식이야. 방금 장인이 만든 웨딩드레스가 도착했는데 혹시 안 맞을까 봐 네가 한 번 입어봤으면 해.]
아무리 기다려도 송서아가 답이 없자 김원우는 스스로 결정을 내려 곧장 송씨 저택으로 향했다.
주방에서는 찌고, 볶고, 써는 온갖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땀을 뻘뻘 흘리는 최애라를 바라보던 송서아는 마음이 짠해졌다.
“엄마, 저 사람들이 우리 집에 오는 이유야 다 뻔하잖아요. 굳이 이렇게 대접할 필요 있어요?”
최애라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차분히 대답했다.
“그래도 네 아버지랑 피를 나눈 사람들인데 어떻게 무시하겠니? 네 아버지가 우리 위해서 그들과 거리를 두는 거, 엄마도 고맙게 생각해. 그렇다고 우리가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리면 네 아버지 마음이 편하겠니?”
이윽고 음식이 상에 올랐다.
송서아는 원래 이 무례한 친척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지만 자신이 빠지면 모든 일을 결국 최애라가 감당해야 했다.
혹시 최애라가 더 힘들어질까 안쓰러워 그녀는 마지못해 술잔을 채우고 반찬을 덜어주었다.
둥근 식탁 위, 송병재의 새로운 아내가 은근히 잘난 체하며 입을 열었다.
“서아 씨, 이번 결혼식은 어디서 하세요? 우리 오빠랑 저는 말이죠, 경원시에서 제일 비싼 식장에서 했거든요. 값은 좀 나갔지만 효과는 정말 좋았어요. 뭐든 돈값은 하는 법이죠.”
그러자 송병재가 곧장 거들었다.
“율희야, 그걸 왜 물어봐. 괜히 서아 가슴에 대못 박는 거잖아. 아무리 돈이 많아도 늙은이 하나 붙잡아놓고 결혼식에 펑펑 쓰겠냐? 대충 치르는 거지.”
차율희는 입을 손으로 가리며 낄낄 웃었다.
늘 송서아를 깎아내리며 우월감을 느끼는 일이 그녀에게는 더없이 달콤했다.
속으로는 송서아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몇 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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