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화
유태진의 정보력에 하수혁은 놀란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하수혁도 어제야 알게 된 사실인데, 유태진은 어떻게 알았는지 벌써 손을 쓰고 있었다.
하수혁은 모르는 척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직 확실하지 않아요. 유 대표님께서 추천하고 싶은 분이 계신 건가요?”
유태진은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한 사람 있어요.”
그 한 사람이 누구일지는 너무 뻔했기에 하수혁은 더 묻지 않았다.
그는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박은영을 발견하고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수혁 역시 오랜 시간 사업을 했던 사람이라 유태진이 온 진짜 이유를 모를 리 없었다.
아마도 하수혁을 만나기 위해 왔고, 덤으로 연구팀 자리도 물어본 거겠지.
결국 박은영을 위해 온 건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녀는 실망감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이미 오래전부터 현실을 받아들였고 유태진이 그녀를 무시해 온 지도 몇 년째였으니 갑자기 그의 마음이 변할 거라 기대하지도 않았다.
오직 서연주를 위해서 오늘을 기회 삼아 와준 것뿐이었다.
박은영은 평온하게 다가가 말했다.
“수혁 오빠, 오늘 고생 많으셨어요. 고마워요.”
몇 가지 일과 약속을 미뤄가며 와준 것에 감사했다. 하수혁은 그녀의 머리를 톡 치며 말했다.
“별것도 아닌 일에 고맙긴. 하지만 중요한 국제회의가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은데 괜찮을까?”
“걱정하지 마세요. 여긴 내가 있을 거예요.”
유태진이 시계를 보며 담담하게 말하자, 박은영은 이상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하수혁 역시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네요. 유 대표님이 계시니 문제없겠어요.”
하수혁이 떠난 후, 박은영은 유태진을 바라보았다.
그는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오늘 그는 장례식의 엄숙함에 어울리는 완벽한 검정 슈트를 입고 있었고, 장식 없이 순수한 검은색 넥타이는 그의 무게감을 더해주었다.
심플한 디자인임에도 그의 몸에 걸쳐져 있으니 묘하게 섹시해 보였다.
분명히, 유태진은 오기 전에 옷을 갈아입은 거였다.
“곧 가실 거죠?”
박은영은 그가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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