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화
창밖으로 화려한 불꽃이 터지며 하늘을 수놓았다.
박은영은 잿빛으로 맑게 갠 하늘을 바라보다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영상을 찍고 있는 나혜주와 박태욱을 돌아보았다.
할머니가 자신을 향한 걱정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몇 년간 할머니의 보호가 없었다면 유씨 가문에서의 삶은 훨씬 더 힘들었을 것이다.
“할머니, 우리 싸운 거 아니에요.”
박은영은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아시다시피, 전 태진 씨와 거의 다투지 않아요.”
그들 사이의 모든 문제는 대부분 냉담한 무반응으로 처리되었다.
싸우려면 최소한의 감정이라도 필요할 텐데 유태진이 그녀에게 보여준 것은 오직 차가운 혐오뿐이었다.
나혜주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할머니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다정한 관계라도 어느 정도의 트러블과 다툼은 있기 마련이다.
이 두 아이는 결혼한 지 이렇게 오래되었으니 서로에게 가장 중요한 존재여야 하지만 그들이 살아온 날들은...
하지만 유태진은 마치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낯선 사람처럼 냉정했다.
박은영이 아무리 이 얼음 같은 마음을 녹이려 애써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유태진은... 받아주지 않고 여전히 협력사를 대하듯 공식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할머니도 어쩔 줄 모르는 듯 결국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 외할머니도 연세가 많으시니 네가 가서 모시는 게 맞지. 싸운 게 아니면 됐어. 할머니가 그 철부지 녀석에게 다시 한번 말해 줄게. 걱정하지 마. 할머니가 네 편을 들어줄 테니!”
박은영은 할머니가 그녀와 유태진을 위해 얼마나 마음을 써왔는지를 알고 있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생각한 끝에 조심스럽게 말을 돌렸다.
“할머니, 괜찮아요. 이제 저... 필요 없어요.”
이미 이혼했으니 더는 무의미한 일이었다.
그녀는 할머니가 헛수고를 계속하는 걸 바라지 않았다.
지금 미리 상황을 만들어 놓으면 나중에 할머니께서 더 쉽게 받아들이실 것이다.
할머니는 그 말에 조금 망설이며 뭔가 속뜻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해 혼란스러워하며 말했다.
“그래... 외할머니, 외삼촌이랑 잘 지내고, 할머니 대신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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