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화
탑 갑판에 올라가자 약혼 파티에 참석한 손님들이 서로 술잔을 기울이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었다.
이한 그룹 주 대표님의 약혼식이라 그런지 규모가 상당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상태였다.
박은영은 저 멀리 주도영을 발견했다. 약혼식 같은 중요한 날임에도 눈에는 긴장감이라곤 전혀 없었고 한 손은 주머니에 찔러넣은 채 무심한 태도로 서 있었다.
옆에 있는 장민지는 활기차고 기쁨에 넘쳐 보였다.
박은영에게 시선을 돌린 주도영은 그 순간 다정하면서도 강렬한 눈빛으로 박은영을 바라보더니 무례하면서도 비아냥거리는 듯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박은영은 못 본 척하며 권이준이 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몸을 돌렸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뒤쪽에 비스듬히 서 있는 유태진을 발견했다.
옆에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서연주가 함께 있었다.
언제 온 건지 모르겠지만 주변에는 이미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유태진이 서서히 고개를 들더니 매우 차갑고 매우 낯선 눈빛으로 박은영을 힐끔 쳐다보는 것 같았다.
빛을 등지고 있어 담담한 태도 속에서도 상위자로서의 아우라와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제야 서연주와 장민지가 친구이기에 약혼식에 참석한 거라는 게 생각난 박은영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하수혁 일행이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오늘은 익숙한 얼굴들이 많이 보였다.
심가희는 한 바퀴 돌며 사람들과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하수혁은 다른 사람과 인사한 뒤 박은영에게 다가와 말했다.
“찾지 마, 권이준은 안 왔어. 진승현 일행은 다 왔더라.”
한쪽을 가리키더니 입에 발린 말을 했다.
“네 전남편이 저기서 한창 수다 떨고 있더라.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저들이 가족인 줄 알겠어. 붙어 다니는 연체동물 같아.”
상양 컴퍼니 쪽에서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비전 기업에서 퇴사를 했다고 하고는 그 사람들을 자기 회사로 빼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각종 행사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상황, 욕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최대한 예의를 지킨 것이다.
박은영도 굳이 보려고 하지 않았다.
지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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