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박은영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가뜩이나 병세가 불안정한 상태로 이 파티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유태진이 서연주를 데려오는 바람에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몸이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아랫배의 통증을 억누르려고 가방에서 약 두 알을 꺼내 억지로 입에 넣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녀는 그제야 하수혁에게서 걸려온 두 번째 전화를 확인했다.
“수혁 오빠?”
“어디야?”
박은영은 거울 속에 비친 다소 병색이 짙은 자신의 모습을 보며 말했다.
“밖이에요. 곧 돌아갈게요.”
“문 앞으로 와. 이따가 회식이 있는데... 네 남편이랑 내연녀도 같이 갈 거야. 불편하면 안 와도 돼.”
박은영은 생각에 잠겼다. 어차피 이 업계로 돌아온 이상 서연주와 마주치는 건 피할 수 없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잘 해내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괜찮아요. 지금 갈게요.”
그녀는 화장을 고치고 괜찮은지 확인한 후에 밖으로 나갔다.
이번 회식에 윤지호도 참석했기 때문에 식사 장소는 눈에 띄지 않는 고급 식당으로 정했다.
넓은 룸을 예약했고 두 테이블 사이에 병풍이 놓여있었다.
유태진과 서연주 일행은 맞은편에 앉았고 박은영은 마침내 윤지호와 얘기를 나눌 기회를 얻었다. 하수혁이 윤지호의 귓가에 뭔가를 속삭이자 박은영을 쳐다보는 윤지호의 눈빛이 갑자기 변했다.
“은영 씨가 바로...”
하지만 비밀을 유지해야 했기에 재빨리 표정을 바꾸고 감탄했다.
“어쩐지 하 대표님이 박은영 씨를 무척이나 높이 평가하시더라니. 제가 보는 눈이 없었습니다.”
박은영이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윤지호 씨를 알게 되어 영광입니다.”
박은영과 윤지호가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동안 유태진 일행도 그 모습을 보았다.
그들을 몇 번 쳐다보던 서연주는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은영 주제에 윤지호와 무슨 얘기를 나눌 수 있다고.’
“허세는 꽤 그럴듯하게 부리네.”
정하늘이 웃으면서 서연주를 힐끗 쳐다봤다.
“박은영은 정책도, 기술도, 비전 기업의 핵심도 모르면서 윤지호랑 얘기를 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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