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5화
이 말을 듣자 하수혁은 헛웃음을 터뜨렸다.
결국 노리는 게 이거였군.
서연주는 담담하게 하수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 대표님, 우리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잘 아시잖아요. 끝도 없는 야근, 수없이 쏟아지는 데이터와 기술안을 피땀 흘려 만들어야 한다는 걸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지식재산권을 지켜야 하지 않겠나요?”
“이미 다 조사 끝냈단 얘기입니까?”
하수혁은 더 말 섞을 가치도 없다는 듯 냉정하게 받아쳤다.
“지금 상황은 어디까지나 상양 컴퍼니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고 우린 인정하지 않아요. 서 대표님, 증거가 있다면 저한테 직접 보내주시죠. 그에 맞춰 우리도 정식으로 조사해 대응하겠습니다.”
도운수는 몇 마디밖에 알아듣지 못했지만 영어 회화에는 능숙했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제 이메일에 남아 있는 자료가 증거가 될 겁니다. 하 대표님과 박 팀장님이 원하신다면 바로 보내드리죠.”
“좋습니다.”
박은영은 표정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단호하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더 얘기할 필요 없겠네요. 상양 컴퍼니가 어떤 절차를 밟든 상관없습니다. 마음대로 하시죠.”
서연주나 그 자칭 엔지니어와 말장난을 이어갈 이유는 없었다.
이미 증거가 있다는 말까지 나온 이상, 이번 건은 상양과 비전 사이의 저작권 충돌이 확실해졌다.
이제 그녀가 할 일은 돌아가서 사건 전반을 정리하는 것뿐이었다.
하수혁도 이번엔 일말의 예의조차 차리지 않았다. 차갑게 얼굴을 굳힌 채, 한마디 불필요한 말도 남기지 않고 박은영과 함께 자리를 떴다.
서연주는 그 모습에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만약 그녀가 비전 직원이라 해도 지금쯤 머리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을 테니.
이건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었다. 자칫 잘못 대처했다간 회사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빠질 수 있었다.
그녀는 옆자리에 앉은 도운수를 곁눈질하더니 담담히 말했다.
“증거 잘 정리해 둬요. 표절 문제는 심각한 거예요. 자기 저작권은 스스로 지켜야 해요. 이건 단 한 치의 실수도 없어야 해요.”
도운수는 커피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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