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5화
박은영은 한동안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이 뒤엉켜 있었다. 그러다가 심가희를 향해 물었다.
“네가 내 방에 있었다고? 잘못 본 거 아니야?”
어젯밤 심가희도 술을 꽤 마셨으니 기억이 흐릿할 수도 있었다.
운전하던 하수혁이 룸미러로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농담처럼 말했다.
“뭐야, 밤새 신나게 놀다 와서 기억이 뒤죽박죽된 거야?”
심가희는 곧장 허리를 펴고 반박했다.
“아니거든! 어제는 좀 취했어도 오늘은 멀쩡해. 아침에 나오면서 번호판 다시 확인도 했어. 내가 설마 아침까지 정신을 못 차렸겠어?”
심가희는 눈을 가늘게 뜨고 박은영을 노려보며 허리에 손을 얹었다.
“박은영, 너 정말 방에 안 들어온 거야? 그럼 어젯밤에는 어디서 잔 거야?”
박은영은 순간 말문이 막혔고 그제야 뭔가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달았다.
어젯밤에 분명히 자신은 방 번호를 확인하고 들어갔고 틀릴 리가 없었다.
“내가 어디서 자겠어.”
박은영은 의자에 몸을 기대며 낮게 물었다.
“혹시 어제 내 방에 누가 들어오는 거 못 봤어?”
심가희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대답했다.
“난 이미 곯아떨어졌는데 어떻게 알아. 근데 너 들어오긴 했어?”
박은영은 더 묻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
하수혁은 분위기가 이상한 걸 눈치채고 물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박은영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별일 없어요.”
하지만 박은영의 머릿속은 복잡하게 얽혔다.
심가희는 분명히 6103호에서 잤다고 했다.
‘그렇다면 내가 아침에 있던 그 방은 대체 몇 번 방이었을까?’
더 큰 문제는 어젯밤 배승연이 했던 말이었다. 배서훈이 6103호로 찾아갔다고 했는데 정작 자신은 거기에 없었다. 그렇다면 그날 밤 벌어진 일은 어떻게 된 걸까.
‘혹시 중간에 뭔가 정보가 엇갈린 건 아닐까? 나와 함께 있었던 사람이 정말 배서훈이 맞는지 아니면...’
박은영은 생각할수록 모든 게 꼬여만 갔다.
만약 유태진이라면 서연주가 이미 자신에게 뻔히 키스 자국을 보여주며 우쭐거릴 리라 없었다.
그렇다고 배서훈이라 하기엔 자신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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