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0화
다음 날.
심성에서 대규모 과학 기술 전시회가 열렸다.
입찰회는 그로부터 하루 뒤 오후 세 시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 전에 열리는 친목 연회는 호텔 맞은편 고급 클럽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박은영은 전시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Vela 대형 여객기 입찰.
비전 그룹 대표인 그녀가 집중해야 할 건 오직 그뿐이었다.
덕분에 유태진과 마주치지 않고 며칠을 흘려보낼 수 있었다.
다만, 식사 시간이 되면 호텔은 늘 정성스레 차려진 식사를 배달하곤 했다.
전부 박은영이 좋아하는 메뉴였다.
그 배려의 주인이 누구인지 짐작은 갔지만 그녀는 굳이 따지지 않았다.
세 번째 날.
연회가 시작되는 시간.
박은영은 드디어 방을 나섰다.
클럽에 도착한 그녀의 눈에 띈 건 먼저 와 있던 배서훈이었다.
박은영은 놀라지 않았다.
이 정도 규모의 대형 항공기 프로젝트에 웨커가 뛰어드는 것도 당연했다.
“언제 도착했어요? 어제 모임엔 안 보이던데?”
주변에 있던 몇몇 사람들을 가볍게 떨쳐낸 그가 곧장 박은영 쪽으로 다가왔다.
“온라인으로 처리할 일이 있어서 빠져나오지 못했어요.”
그녀가 담담히 대답했다.
잠시 박은영을 쳐다보던 배서훈의 눈에 아쉬움이 스쳤다.
“요즘… 은영 씨가 제게 선을 긋는 것 같은데. 제 착각인가요?”
배서훈은 그를 감지하고 있었다.
박은영은 예전에도 담담했지만, 최근엔 뭔가 달랐다.
더욱 조심스럽게 거리를 두고 있었다, 친구 사이조차 되기 어려울 정도로.
‘설마 유태진이 뭐라고 한 건가?’
박은영이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오해예요.”
그에 배서훈이 짧게 숨을 고르며 눈에 비친 실망을 감췄다.
“그런 거면 좋겠네요. 친구로서 날 믿어줬으면 좋겠어요.”
그가 대화를 자연스레 다른 주제로 틀었다.
남자의 눈빛이 다시 박은영에게 향했다.
“Vela 입찰 건… 성공하면 국내 항공 기술의 탑이 될 수도 있을 거예요. 웨커도 사활을 걸겠죠. 결국 우린 경쟁자가 될 거예요. …괜찮겠어요?”
박은영이 덤덤한 얼굴로 대꾸했다.
“이런 건 양보가 아니라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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