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8화
박은영이 문득 유태진을 바라보았다. 그녀와 그의 결혼은 다소 급하게 이루어졌고 단지 혼인신고만으로 관계를 확인했을 뿐 결혼식은 치르지 못했다. 처음부터 비밀 결혼 형태였기에 식을 올리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소원이가 배가 부르자 더 이상 보채지 않고 유태진 품에서 잠들었다. 유태진은 조용히 우유병을 내려놓으며 박은영을 바라보았다.
“그때 상황이 좋지 않아 제대로 된 결혼식을 치르지 못한 게 항상 마음에 걸려.”
그때는 두 가족 모두 난처한 처지였고 기자들 때문에 골치 아픈 상황이어서 더욱 조심스러워야 할 때였다. 가능한 한 조용히 일을 처리하는 것이 모두에게 유리했다. 그것이 박은영에 관한 뜬소문이 더 퍼지는 것도 막을 수 있는 길이었다.
유태진은 공식적인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려 있었다. 그는 여러 번 결혼식 이야기를 꺼내고 싶었지만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면 자신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박은영은 원래 형식적인 것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성격이었다. 어쩌면 타고나게 이성적인 성향 때문이었을 것이다. 또한 지금 와서 결혼식을 치르는 일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이제 와서 하면 좀 이상하지 않을까요?”
이미 결혼한 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으니까.
유태진은 조심스럽게 소원이를 흔들의자 요람에 눕히며 대답했다.
“공식적인 절차는 갖추는 게 좋지 않을까? 이런 면에서 네가 바라는 건 오히려 나보다 적은 것 같더라.”
유태준은 박은영에게 결혼식을 치러 주겠다고 말했지만 정작 그 순간을 가장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은 바로 그 자신이었다.
박은영은 이해 할 수 없다는 듯이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어차피 우리가 부부라는 사실을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잖아요.”
그녀는 결혼식이 얼마나 힘들고 번거로운 일인지를 짐작하고 있었기에 생각만 해도 어지러웠고 게다가 준비할 시간도 턱없이 부족했다.
“그것과는 전혀 달라.”
유태진이 박은영 곁으로 다가와 살짝 그녀의 뺨을 꼬집었다.
“너를 노리는 자들에게 분명히 보여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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