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4화
심준영의 반문은, 그의 표정에 그런 기색이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마치 조롱처럼 들렸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승리를 확신하는 듯한 태도였다.
심가희는 그의 속내가 무엇인지 도무지 분간할 수 없었다.
자신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를 떠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밀당을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녀가 이를 악물고 한마디 한마디 내뱉었다.
“지금 내가 장난하는 것 같아요?”
이 말에 심준영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같이 입어볼 필요는 없어. 나 잠시 후에 일 있거든.”
심준영은 심가희가 제안한 예복 피팅을 거절했다.
심가희는 뭐라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
방금 그녀가 그렇게 말한 것은 순전히 누군가를 만족스럽게 해주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꺼낸 말이었다.
그런데 심준영이 가장 먼저 거절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럴 만도 했다. 심준영은 심지은이 그 광경을 보고 슬퍼하게 내버려둘 리가 없었다. 그는 당연히 심지은을 보호할 것이다.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은 무슨 짓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자, 심가희가 비웃듯 입꼬리를 비틀었다.
그녀는 한마디 말도 없이 돌아서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와 더는 말 섞을 필요도 없었다。
심준영이 심지은을 어떻게 감싸든 더는 엮이고 싶지 않았다。
심준영은 심가희는 기분이 나빠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이내 줄곧 아무 말 없던 심지은을 바라보며 말했다.
“넌 먼저 일 봐. 무슨 일 있으면 꼭 전화하고.”
심지은이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오빠. 얼른 가서 가희 씨나 달래줘요. 오해하게 두지 말고요.”
심준영은 잠시 멈칫했다가 그녀를 한번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쫓아 나갔다.
심지은은 이 광경을 한참 동안 입술을 깨문 채 바라보았다.
결국, 심준영과 심가희 사이에는 죽마고우로서의 정이 남아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특히 심준영이 심가희의 일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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