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7화
하지만 그녀는 금방 아무렇지 않은 척 넘겼다.
심가희가 저렇게 말하는 건 먹지도 못할 포도 시다고 말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는가.
남들 시선이야 뭐, 심가희 말고 또 누가 알겠는가.
...
심가희는 1층으로 내려왔다.
머릿속이 여전히 윙윙거렸다.
심지은이 심준영의 집에 있다는 것은 그녀의 예상을 뛰어넘는 일이었다.
평소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정도일 거라 생각했지, 이렇게까지 노골적일 줄은 몰랐다.
이유가 뭐든 간에 심준영은 자신을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고 있었다.
이런 거지 같은 인간, 거지 같은 일에 더는 엮이고 싶지 않았다.
차 앞으로 걸어가 막 차에 오르려는데 옆에 차 한 대가 멈춰 섰다.
심준영이 차에서 내렸다. 심가희를 보자 그의 표정이 살짝 누그러졌다.
“여긴 어쩐 일이야?”
심가희가 주먹을 꽉 쥐고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불편하다는 걸 깜빡했네.”
그가 듣기에 너무나 가시 돋친 말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저 입술을 깨물 뿐이었다.
“할 말 있으면 올라가서 해.”
그는 심가희가 화해하려고 찾아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자기도 좀 심했다고 생각한 걸까?
심가희는 그 말에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올라오라고?
그의 보물 같은 동생이랑 마주 보고 서 있으라고?
심준영은 이제 연기조차 안 하는 건가?
“웨딩드레스 건은 당신 동생한테 똑똑히 물어봐요. 내가 우리 엄마더러 디자인 맡기라고 한 적 없으니까. 심지은 씨 엄마가 제안한 거니까 나한테 떠넘기지 마요. 공짜로 일해주겠다고 나선 건 저쪽이지, 난 그런 싸구려 인력 쓸 생각 없어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천박하지 않거든요.”
심가희는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말은 너무나도 날카로웠다.
물론 듣기에도 아주 거북했다.
심준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지금 누굴 돌려서 욕하는 거야?”
심가희가 저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니 웨딩드레스 일에 분명 오해가 있다는 것을 그도 알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할 필요는 없었다.
그건 심지은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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