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너와 딸을 마중 나왔어
“한경민이 여긴 왜 온 거지?”
강미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왜 나한테 물어? 나도 몰라.”
유수진도 기분이 언짢았다.
“뭘 그렇게 이상한 눈빛으로 보고 그래? 우리 딸이 귀국했는데 아빠가 마중 나오는 게 뭐가 이상해?”
한경민이 연우의 머리를 쓰다듬자 연우는 깜짝 놀라 몸을 움츠리며 뒤로 물러났다.
생각지도 못했던 연우의 반응에 한경민은 당황한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봤다.
연우가 태어나서부터 유수진은 한경민과 따로 살았고 연우한테 한경민은 남윤영이나 강미나처럼 친근한 존재가 아닌 이름만 ‘아빠’인 사람일 뿐이었다.
“또 무슨 꿍꿍이야?”
유수진은 연우를 품에 안고 등을 토닥여 주었다.
연우는 한경민이 조금 두렵긴 했지만 그래도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빠.”
“연우, 착하지? 아빠한테 올래?”
한경민이 팔을 벌리자 연우는 무서운 듯 유수진 품으로 파고들었고, 그는 뻘쭘한 표정을 지은 채 그대로 서 있었다.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연우가 있는 자리라 한경민의 체면을 세워주어야 했던 유수진은 냉랭하게 입을 열었다.
“말했잖아. 내 딸을 데리러 왔다고. 아이가 귀국했는데 아빠가 마중은 나와야 하지 않겠어?”
“4년 동안 넌 연우 옆에 있어 준 적도 없잖아. 네 존재는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야. 가능하면 네가 없었으면 더 좋겠어.”
“유수진!”
한경민이 굳은 얼굴로 유수진을 노려보았다.
연우가 갑작스러운 호통에 울먹이자 유수진은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달래준 뒤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강미나랑 연우 앞에서는 좀 자제하고 화풀이는 나중에 조용한 곳에서 하지 그래? 여기는 밖이야.”
그제야 한경민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유수진, 내가 이만큼 숙이고 데리러 왔으면 고분고분 말을 들을 것이지. 지금 이게 뭐 하자는 거야!’
화가 치밀어 오른 한경민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오늘 식사는 내가 내도록 할게.”
한 끼 식삿값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터라 유수진은 눈살을 찌푸렸고, 강미나는 살벌한 분위기에 마음이 불안해졌다.
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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