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성민아, 난 목숨으로 죗값을 치렀어. 이제... 나를 용서해 줄래?]
편지 위 글씨는 곳곳이 눈물에 번져 획이 흐릿하게 뭉개져 있었다.
황성민은 편지를 쥔 채 사시나무 떨듯 손을 떨었다.
“말도 안 돼... 그럴 리 없어!”
그는 짐승 같은 비명을 내지르며 편지를 구겨 쥐었다가 다시 황급히 펼쳐 들었다.
한 번, 그리고 또 한 번... 마치 수백 번을 반복해서 읽다 보면 잔혹한 문장들이 마법처럼 다른 의미로 바뀌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는 읽고 또 읽었다.
하지만 종이 위에 박힌 글자들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하나하나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그의 심장을 난도질했다.
황성민은 남하연이 암 투병 중이었다는 사실도, 그리고 그녀가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는 그저 자신이 겪었던 지옥 같은 고통을 그녀도 아주 조금 맛보길 원했을 뿐이다.
하지만 맹세코 단 한 번도 그녀의 죽음을 바란 적이 없었다.
황성민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교실 밖을 나섰다.
등을 치받는 통증과 가슴을 찢는 듯한 죄책감이 뒤엉켜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그는 담장을 넘어 거의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시동을 걸자마자 집을 향해 질주했다.
머릿속에서는 남하연의 처참했던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차가운 물을 뒤집어쓴 채 젖은 몸으로 떨고 있던 그녀, 계단에서 밀려 떨어져 피투성이가 되었던 그녀, 그리고 그 모든 죄를 묵묵히 뒤집어쓰던 절망적인 눈빛까지...
황성민은 숨을 쉴 때마다 폐부가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시야는 흐릿해지고 손끝은 감각을 잃은 채 얼어붙었다.
그렇게 교차로에 진입한 순간 혼미해진 정신 탓에 신호를 보지 못한 그의 차는 그대로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쾅!
차 앞부분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처참하게 일그러졌고 에어백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황성민의 이마는 유리에 세게 부딪히며 뜨거운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하지만 황성민은 고통조차 느끼지 못했다.
그는 부서진 차 문을 억지로 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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