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남하연의 일기는 아직 끝까지 읽지 못했다.
황성민은 남하연의 일기장을 품에 꼭 끌어안은 채 그녀의 침실 벽에 기대어 앉았다.
그는 숨을 한 번 고르고 다시 일기장을 펼쳤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종이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귓가를 파고들었다.
남하연의 글씨는 처음엔 단정하고 곱게 정리되어 있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점점 흐트러졌고 힘이 빠졌다. 그 한 획 한 획은 마치 그의 심장을 긁는 칼날 같았다.
[오늘도 위가 너무 아팠다. 피를 엄청나게 토했다. 변기 물이 온통 빨갛게 물들었다.]
[병원에 가기가 무섭다. 의사가 내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할까 봐. 황성민, 내가 죽으면... 너는 조금이라도 슬퍼해 줄까?]
[체육 시간에 모래주머니를 메고 운동장을 뛰라고 했다. 뛰다가 눈앞이 새까매져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그때 나는 나무 그늘에 서 있는 성민이랑 서아를 봤다. 성민이도 나를 바라봤다. 그런데 그 눈빛엔 미움만 가득했다. 이제 성민이는... 나를 아껴주지 않는다.]
[밤에는 아파서 잠도 못 잤다. 이불 속에 웅크린 채 울기만 했다. 엄마가 보고 싶다. 하지만 엄마는 아저씨를 따라 떠났고 이제 날 돌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기 한 편 한 편에는 남하연이 암으로 인해 얼마나 처절하게 무너져 갔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기록 속에는 황성민을 향한 그리움도,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도 함께 적혀 있었다.
황성민의 흘린 눈물이 기장 위로 번지자 글씨가 젖어 흐려졌다.
그는 일기장을 움켜쥔 손에 점점 힘을 줬다.
‘난 왜 이렇게 멍청했지? 하연이의 고통을 연기라고 생각하다니... 병과 괴롭힘에 짓눌려 있는 애를 뻔히 보면서도 난 하연이 마음에 칼을 꽂았어.’
황성민은 자신이 얼마나 울었는지도 몰랐다. 그는 숨을 고르며 다시 일기장을 넘겼다.
일기장 끝자락, 마지막 몇 장에는 수능 날의 기록이 남아 있었다.
[오늘은 수능이다. 나는 어제 유치장에서 나왔다. 경찰 아저씨는 시험 잘 보라고 했지만... 나는 내가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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