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0화
한예빈은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거절해야 할 말이 목구멍에 단단히 막혀 버려 단 한 글자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룸 안의 공기마저 얼어붙은 듯했다. 몇 초간의 침묵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한예빈은 마음속에서 요동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겨우 고개를 들어 임태우를 바라봤다. 그리고 울음보다 더 어색한 미소를 억지로 지어 보였다.
“태우 씨... 이건 저한테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에요... 시간을 좀 갖고 잘 생각해 보고 싶어요.”
그녀는 직접적인 답을 피했다. 생각해 보겠다는 말로 숨 돌릴 여유를 벌었고 동시에 임태우의 체면도 지켜 주었다.
임태우의 눈에 순간 스치는 실망을 한예빈은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금세 표정을 감췄다.
“그래요. 인생의 큰일이니까 신중해야죠. 좋은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노수환은 이 대답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지금 당장 몰아붙일 수는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는 미소를 유지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잘 생각해 봐. 넌 똑똑한 사람이니까 분명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할 거라고 믿어.”
룸 안의 분위기가 미묘하게 갈라지며 각자의 계산이 오가는 그 순간 문밖에서 한동안 엿듣고 있던 고민준은 휴대폰을 꺼내 들고 빠르게 자리를 떴다.
이건 폭탄급 소식이었다. 당장 강윤오에게 알려야 했다.
“야, 윤오야! 큰일 났어!”
전화를 받자마자 고민준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임태우가 한 방 크게 터뜨렸어. 노수환 앞에서 예빈 씨한테 바로 청혼했어!”
수화기 너머로 들리던 회의실의 웅성거림은 그 말이 끝나자마자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고민준은 숨을 고르며 가장 중요한 말을 덧붙였다.
“문제는... 예빈 씨가 그 자리에서 바로 거절하지 않고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어. 그게 무슨 뜻이겠냐? 설마 진짜 결혼할 마음이 있는 건 아니겠지?”
같은 시각, 주경 그룹 회의실 안은 기묘할 정도로 조용해졌다.
모든 시선이 새로 부임한 수석 법률고문 강윤오에게 쏠려 있었다.
누가 봐도 지금의 그는 사람 하나쯤 죽일 것 같은 얼굴이었다.
강윤오는 손에 쥔 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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