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강윤오는 화면 위 노수환의 이름을 본 순간 주먹을 꽉 쥐었다.
한예빈을 바라보던 노수환의 눈빛은 그를 화나게 했다.
강윤오는 전화를 끊어버린 뒤 노수환의 번호를 차단하려고 했으나, 그에게 너무도 익숙했던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순간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다.
예전에 쓰던 그 비밀번호가 아니었다.
‘바꾼 거야?’
강윤오는 한예빈이 예전에 자주 쓰던 숫자의 조합을 몇 번 더 시도해 보았다.
한예빈의 생일, 그의 생일,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날...
그러나 전부 틀려 빨간색으로 된 경고문구만 떴다. 마치 그의 자만을 비웃듯이 말이다.
“하...”
강윤오는 휴대폰을 침대맡 서랍 위로 던졌고 금속과 유리가 부딪치며 둔탁한 소리를 냈다.
6년이 흐른 지금 한예빈은 그에 관한 모든 것을 깨끗이 지웠고 더 이상 그와 관련된 비밀번호를 쓰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다시 의자에 앉아 밤새 한예빈의 곁을 지켰다.
...
다음 날, 햇살이 커튼 너머로 들어왔을 때 한예빈이 눈을 떴다.
아직 시야가 흐릿했지만 창문 앞에 서 있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본 순간 한예빈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강윤오는 해바라기꽃을 다듬고 있었다.
노란색의 꽃잎 위에 맺힌 이슬을 강윤오는 늘씬한 손가락으로 닦아냈다. 햇살 때문에 그의 몸에서 마치 미약한 금빛이 뿜어지는 것만 같았다.
한예빈은 그 광경에 6년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한예빈은 강윤오에게 끈질기게 애정 공세를 했었는데 한 번은 폭우 속에서 그와 크게 싸운 뒤 고열을 앓았고, 정신을 차렸을 때 지금과 똑같은 광경을 보았었다.
강윤오는 한예빈을 등지고 서서 창가 앞에서 해바라기꽃을 다듬었다. 한예빈이 늘 해만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었던 걸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
“깨어났어?”
나지막한 목소리에 한예빈은 현실로 돌아왔다.
몸을 돌린 강윤오의 손에는 해바라기꽃 한 송이가 들려 있었다.
꽃을 빤히 바라보는 한예빈의 모습에 강윤오는 왠지 모르게 찔려서 일부러 꽃을 대충 꽃병 안에 꽂아둔 뒤 침대맡 서랍 위에 꽃병을 내려놓았다.
“음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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