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화
최근 며칠 동안 심은지는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이며 이사회를 정리했고 하루 열두 시간 넘게 회사에 붙어 있으면서 한성 그룹 산하 사업 전반을 빠르게 파악했다. 숨 돌릴 틈이 생기자 미뤄 둔 전시 쇼 준비도 다시 손에 잡혔다.
더원 디자인.
오랜만에 찾은 사무실 복도에는 일러스트가 빼곡했다. 그림 앞에 서자 심은지는 잠시 발을 멈췄다. 몸 안으로 다시 에너지가 차오르는 느낌이었다.
“팀장님, 오셨어요.”
직원이 반갑게 인사했다. 입사와 동시에 신설 팀을 맡았던 ‘새 부서 팀장님’을 기억하는 눈치였다.
“여기!”
유수아가 문틈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심은지가 들어서자마자 들뜬 목소리가 쏟아졌다.
“미국 일러스트 공모전 27회, 주제는 ‘미드나이트’. 은지야, 너 작품 내봐. 네 실력이면 1등 각이야.”
심은지는 웃어 보였지만 유수아만큼 자신만만하진 않았다. 그래도 국제상의 무게는 분명했다.
순간 심은지의 눈빛이 살짝 빛났다.
“그럼 우리 같이 내자.”
“좋지!”
유수아가 심은지 팔을 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아이디어 같이 짜자. 난 ‘한밤의 거리’ 쪽으로 생각 중.”
“좋아. 먼저 요강부터 정리하자.”
두 사람은 공모전 규정과 일정부터 체크하고 전시 쇼의 동선과 테마도 맞춰 갔다.
얼마 뒤 유수아 휴대폰이 울렸다.
“아, 지난번에 말한 조수 면접 보러 온대. 이번에는 네가 직접 한번 봐 줄래?”
지난번 추천했던 조수는 결이 맞지 않아 다른 선배에게 보냈다. 이번에는 심은지가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10분 뒤, 회의실 문이 조심스럽게 두드려졌다. 첫 면접이라 그런지 고아린의 어깨에는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들어오세요.”
회의실 안에서 노크 소리를 들은 심은지는 손에 든 이력서를 넘기며 답했다.
이번 채용 조건에 맞춰 유수아가 고아린을 면접 대상자로 올려보냈는데 집안 형편도 단단한 편이었다. 심은지는 이력서를 훑다 말고 지원자가 이 지역 출신이라는 점도 눈여겨봤다.
“안녕하세요.”
문이 열리고 고아린과 시선이 마주쳤다. 잠깐이었지만 존재감이 강했다.
“앉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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