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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그렇게 몇 년을 온 마음 다해 우리 두 사람을 보살피던 심은지가, 정작 본인은 영양실조라니.’ “곽 비서, 지난번에 섭외했던 메인 세프님을 심은지 쪽으로 보내.” 강우빈은 바로 전화를 걸었다. 지금 당장 옆에 있을 수도 없고, 심은지는 그의 연락을 받으려 하지도 않았다. 그동안 메인 세프가 만든 값비싼 요리며 디저트를 공들여 보내도, 정작 심은지가 먹고 싶어 하는 건지 알 길이 없었다. 보내 준 컵케이크 같은 건 대개 다른 사람에게 돌려버린다는 것도 강우빈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강우빈은 그래도 상관없었고 그냥 심은지가 편하면 됐다. 다만, 영양실조라는 말은 정말 강우빈의 예상 밖이었다. 강우빈은 잠시 생각을 고쳐 잡으며 말을 보탰다. “아니, 메인 세프님을 여기로 데려와. 내가 직접 데리고 갈게.” 한성 그룹. 프런트 직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심 대표님, 대영 그룹 대표님께서 면담을 요청하셨어요. 만약 안 만나 주시면... 바로 심씨 가문 저택으로 찾아가겠다고...” 심은지는 비웃음이 먼저 떠올랐다. ‘이젠 협박까지 하는 거야?’ 심은지는 얼굴이 한없이 차가웠지만 그래도 강우빈을 회사로 들여보내 만나기로 했다. 28층 회의실. 강우빈은 방을 둘러보며 지난번 심종훈에게 바람 맞고 이곳에서 반나절이나 허비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번에도 몇 시간을 허비하면서 심은지를 기다리게 되겠구나 싶은 참이었다. 그런데 그때 곧 문이 열렸다. 쫙 빠진 슈트 원피스, 뒤로 간단히 묶은 머리에, 아름다운 목선을 드러낸 심은지가 들어왔다. 화면 너머 몰래 지켜보던 모습과는 달리, 실제의 심은지는 피부가 지나치게 희고 핏기가 없었다. “은지야...” 강우빈이 다가가 심은지를 안아 주려는 순간, 그녀는 뒤로 물러섰다. “강 대표, 꼭 직접 와서 해야 할 말이라도 있는 거야?” 양사의 협업은 이미 중단된 상태였으니 일로 엮일 이유는 없었다. “난...” 강우빈은 자신이 심은지를 ‘감시’하는 걸 알게 될까 봐 걱정했고 그 사실만큼은 숨기고 싶었다. 아무리 보호를 위한 거라 해도 심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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