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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1화

강우빈은 심은지가 갑자기 눈을 뜰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 강우빈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줄어들며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달아나려 했다. “강우빈, 거기 서!” 심은지는 벌떡 몸을 일으켜 팔을 들어 전등을 켰다. 그 한마디에 제자리에 못 박힌 듯 멈춰 선 강우빈을 곧장 노려보았다. “이러는 거 재미있어? 강우빈.” 강우빈은 더는 숨길 수 없음을 알고 소리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은지야, 내가 밖에 있다는 건 언제쯤 눈치챘어?” “저녁 먹을 때. 강우빈, 대체 뭘 하려는 거야? 말해 봐.” 심은지는 빙빙 돌리지 않고 곧장 물었다. “내가 그저 단순하게 널 보살피고 싶을 뿐이라고 하면 믿겠어?” 강우빈은 진심을 담은 눈빛으로 심은지를 바라보았다. 심은지는 강우빈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가 몇 초 후에야 입을 열었다. “나한테는 필요 없어. 엄마가 돌봐 줄 거고 그것도 안 되면 친구들이 있어. 정 안 되면 간병인을 고용할 수도 있고. 네 보살핌이 나한테 꼭 필요한 건 아니야.” 아주 오래전 심은지가 아플 때만 해도 심은지는 강우빈에게 전화를 걸며 내심 기대했었다. 그때는 강우빈이 직접 간호해 주리라고는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서 옆에 있어 주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매번 ‘아프면 병원에나 가지, 나한테 말해서 뭘 해?’거나 ‘나 지금 너무 바쁘니까 별일 아니면 전화 좀 그만해’였다. 그것도 아니면 차가운 통화 중 신호뿐이었다. 혹은 비서가 사장님 바쁘시니 용건을 남기라는 말만 전해왔다. 나중에 한서연이 나타났을 때는 정말이지 가슴을 후벼 파는 것 같았다. 심한 감기 때문에 말 한마디 하기도 힘든 심은지를 두고 회사 일이 바쁘다며 강은우를 데리러 갈 시간조차 없다던 강우빈이 돌아서자마자 한서연과 함께 강은우를 데리고 가족 놀이공원에 가 있었다. 밤늦게 집에 돌아와서는 부탁했던 친구가 아이를 못 데려다줘서 급한 마음에 링거를 뽑고 몇 시간 동안 강은우를 찾아 헤매다 결국 아무 소득 없이 거의 실신 직전인 심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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