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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한 비서는 정말 은지를 은인으로 생각하나?” 강우빈의 돌연한 한마디에 한서연의 완벽하게 관리된 표정이 순간 무너질 뻔했다. “당, 당연하죠. 대표님, 갑자기 그건 왜 물으세요?” 억지로 웃음을 띤 채 대답했지만 목소리는 살짝 떨렸다. 강우빈은 그녀의 어색한 표정을 한동안 묵묵히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아니다. 나가 봐.” 의심이 들었지만 그는 그 자리에서 따져 묻지 않았다. 한서연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뭔가 수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강우빈의 싸늘한 눈빛과 마주치자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괜찮아, 괜찮아.’ 그녀는 속으로 자신을 다독였다. 이제 와서 그가 뭘 눈치챌 리가 없었다. 그저 성과가 늦어져 짜증이 난 거겠지. 차라리 이번엔 다른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통장 잔액이 거의 바닥난 현실이 떠오르자 그 결심도 쉽사리 서지 않았다. 강우빈은 그녀가 나가자 눈을 감고 의자에 기대앉았다. 한서연의 입장이 의심스럽게 시작했다. 그 시점에서 떠오른 건 심은지의 말들과 그녀가 예전에 지적했던 사소한 일들이었다. 그는 문득 몸서리쳤다. 심은지가 떠나기 전, 한서연과 다툰 적이 있었다. 이유는 한서연이 심은지의 옷을 입고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심은지가 떠난 후, 물건을 정리하며 그 옷을 발견했다. 그 순간, 그 옷이 바로 심은지와 처음 만났을 때 그녀가 입었던 그 원피스였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한서연은 어떻게 하필 그 옷을 입었을까? 그때 한서연이 심은지에게 했던 말들도 지금 돌아보면 하나같이 이상했다. 마치 일부러 심은지를 자극하는 듯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강은우와 심은지의 사이가 불편하다는 걸 알면서도 심은지가 아들을 훈육할 때마다 끼어들었다. 겉으론 강은우를 감싸는 듯 보였지만 실상은 강은지와 아이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는 말투였다. 그리고 심은지가 아플 때 그가 굳이 허락하지도 않았는데 그녀는 서류 하나 전해주겠다는 핑계로 병원까지 찾아갔다. ‘뭘 하려던 걸까? 심은지가 불편해하는 걸 뻔히 알면서도 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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