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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두 어르신은 서로를 바라보며 잠시 말을 잃었다. 무엇을 더 말해야 할지 몰랐다. 그 모습을 본 심은지는 결국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아빠, 엄마. 저 다 먹었으니 먼저 가볼게요. 두 분이 천천히 드세요.” 그녀는 더 이상 강은우의 문제로 부모님과 언성을 높이고 싶지 않았다. 부모님이 자신을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설득을 듣고 있자니 마음속의 짜증을 도저히 누를 수가 없었다. ‘왜 모두 나보고 용서하라고 하는 걸까? 그렇게까지 용서할 이유가 있나? 아직도 한서연과 얽혀 있는 강우빈은 대체 어디가 용서받을 만하다는 건지.’ 심은지는 강우빈과 한서연이 이미 한 침대에 올랐다는 사실만 떠올려도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역겨웠다. 그들은 이제 끝이었다. 영원히, 절대로 다시는 시작 할 수 없었다. “아이고, 벌써 그만 먹게? 아직 한참 남았는데. 알았어. 그만 얘기할게.” 최미숙이 다급히 딸의 팔을 붙잡고 다시 자리에 앉혔다. 어깨에 닿은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에 심은지는 코끝이 시큰해졌다. “엄마, 저는 엄마 탓하는 거 아니에요. 그냥 너무 답답해서요, 저는... ” “그만하자, 그런 얘기.” 심종훈이 부드럽게 끼어들었다. “오랜만에 집에 왔는데 기분 좋게 있어야지.” 그는 외손자가 걱정되긴 했지만 결국 세상에서 제일 마음이 아픈 건 딸이었다. 생각해 보면 강우빈 부자가 이 지경까지 된 것도 결국은 자기들이 자초한 일이었다. “네, 아빠, 고마워요.” 심은지는 진심으로 고개를 숙였다. 부모님이 어젯밤 급히 병원에 다녀온 것도 안다. 손자를 걱정하는 마음이 크긴 했지만 그보다는 그녀가 안심할 수 있도록 직접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마음을 심은지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언제까지고 부모님이 자신을 걱정하게 둘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더 빨리 자신의 감정을 다잡고 싶었다. “고맙긴, 내가 네 아빠잖니.” 심종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딸에게 해삼 한 조각을 집어 주었다. 그 후로 두 어르신은 진짜 말한 대로 다시는 강은우 이야기를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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