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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고아린이 불타는 투지를 품고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심은지는 문득 생각에 잠겼다. ‘내가 그동안 너무 나약한 모습을 보였나? 그래서 한서연이 날 만만하게 여기가 대놓고 도발했던 건가?’ 하지만 정말 고아린 말대로 사람들 앞에서 한서연을 공개적으로 찢어버려서 사회적 매장을 해버리는 건 차마 할 수 없었다. 딱 하나 이유가 있다면 바로 체면 때문이었다. 남자 하나 때문에 자기를 막장 드라마 속 여주인공처럼 만들어버리는 건 너무 창피한 일이었다. 게다가 그 남자가 전남편이라면 더 웃기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렇게 난리를 치면 구경꾼들이 심은지가 아직도 강우빈을 잊지 못했다고 할 게 뻔했다. 심은지는 인상을 찌푸리며 결단을 내렸다. ‘일단 지금은 지켜보자. 고아린이 알아 온 결과를 보고 나서 움직여도 늦지 않아...’ 시간은 훌쩍 지나 하루가 또 저물었다. 심은지는 보기 드물게 제시간에 맞춰 퇴근한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그러고는 무심코 자기 차 옆을 보니 낯선 벤츠 한 대가 서 있었다. 심은지는 무의식적으로 두 걸음 다가가 안을 들여다봤지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순간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깨닫자 심은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내가 지금 누구를 보려고 한 거야? 대체 뭘 기대한 건데? 심은지, 너 미쳤어?’ 심은지는 자신에게 버럭 화내며 핸들을 잡고 차를 몰아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진짜 바람 좀 쐬어야겠어.’ 그 시각, 하루 종일 회사에서 일한 강우빈은 아직 퇴근도 못 하고 있었다. 밤에는 업계 회식 자리가 하나 더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비서가 여직원을 동반하자고 권했지만 강우빈은 단칼에 거절하고 곽시훈을 데리고 회사 문을 나섰다. 운전석의 곽시훈이 조용히 차를 몰고 있는데 갑자기 뒷좌석에서 강우빈의 목소리가 들렸다. “차를 세워.” 고개를 돌리니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던 강우빈이 어느새 창가 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대표님, 뭔가 사려는 겁니까?” 곽시훈이 재빨리 길가에 차를 세우고 내려가 심부름할 준비를 했다. “응, 저기 꼬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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