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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한서연은 마음을 추스른 뒤 부랴부랴 사무실로 향했다. 마침 두 명의 어린 여직원이 오랫동안 비어 있던 사무실에서 나오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와, 진짜 오랜만에 비서실장님 뵀어. 완전히 달라졌던데? 멋지다 못해 그냥 압도적이야. 순간 심쿵했어.” “그러니까! 나 사실 대영 그룹 처음 들어올 때, 비서실장님 때문에 지원했거든. 근데... 우리는 도대체 몇 년을 더 굴러야 저런 아우라가 나올까?” 두 사람의 목소리에는 감출 수 없는 동경이 묻어났다. 그러다 마주 오는 얼굴이 잔뜩 굳은 한서연을 보자, 황급히 표정을 바꾸며 고개를 숙였다. “한 비서님, 좋은 아침입니다.” 한서연의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녀는 손끝이 저리도록 주먹을 움켜쥐었다. 수년간 공들여 쌓아 올린 ‘능력 있는 비서’라는 이미지를, 심은지가 단 한 번 등장하자마자 모두 빼앗아 간 듯했다. 그녀가 고개만 까딱하고 지나치자, 두 여직원은 분위기를 살피며 바로 흩어졌다. 그러나 한서연은 잘 알고 있었다. 심은지와 비교되는 순간, 자신은 언제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 “은지 언니, 오래...” “나가.”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날아든 한마디에, 한서연의 가식적인 웃음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책상 앞에 앉아 있던 심은지가 비꼬듯 말했다. “뭐야, 몇 년이나 내 옆에 있었으면서, 들어오기 전에 노크하는 기본도 잊은 거야?” 그녀는 일부러 노크하지 않은 게 탄로 난 듯 문을 닫고, 다시 태연한 척 두드렸다. “은지 언니, 저... 들어가도 될까요?”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어금니를 꽉 악물고 한 번 더 노크했지만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그때 문이 안에서 열렸다.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서류 뭉치를 안은 심은지가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쳤다. “대표실하고 프로젝트팀에 알려. 아홉 시 회의 시작이야.” 툭 던진 지시와 함께, 그녀는 그대로 엘리베이터 쪽으로 사라졌다. 한서연은 간신히 분노를 삼켰다. 몇 년 전, 심은지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지시를 받던 그 시절로 되돌아간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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