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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심은지는 숨을 크게 내쉬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녀는 바닥에 흩어진 소품들을 잠시 내려다보다가, 청소 아줌마를 불렀다. 더 이상 그 물건들에 미련은 없었다. 챙겨간 건 단 몇 권의 수첩뿐이었다. ___ 대표실. “대표님, 비서실장님이 떠나셨습니다.” 곽시훈이 들어와, 심은지가 직접 제출한 사직서를 내밀었다. 강우빈은 창가에 서서 말없이 바깥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는 막 떠나가는 심은지의 차가 조금씪 멀어져 가고 있었다. 별다른 지시가 없자, 곽시훈은 사직서를 책상 위에 내려놓고 발걸음을 뗐다. 문이 닫히기 직전, 그는 잠시 강우빈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고개를 떨구었다. ‘평생 두려움 없이 살던 분이었는데... 감정 앞에서는 이렇게 무너지는구나. 좋은 아내를 두고도 사랑하지 못하고, 결국 한 비서 같은 여자를 감싸다가 가정까지 잃다니.’ 그 시각, 심은지는 반나절을 허비한 대영 그룹을 뒤로하고 곧장 한성 그룹으로 향했다. “임 비서님, 내일 밤 일정을 오늘로 당겨요. 조정이 어려운 건 내일 오후 다섯 시 전까지 마무리하세요. 오늘 밤은 야근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임지현은 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났다. 대표의 바쁜 일정을 정리하고 흐트러진 시간을 다잡아 주는 것, 그것이 곧 수행비서의 역할이었다. 그날 심은지는 새벽 두세 시가 될 때까지 일을 이어갔다. 집에 돌아오자, 최미숙이 따뜻한 옥수수 스프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이것 좀 마셔. 아직 따뜻해.” 스프의 은은한 온기가 손끝으로 번져왔다. 최미숙은 딸의 손을 꼭 잡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급할 거 없어. 네 아버지도 뒤에서 지켜주고 계셔. 한 걸음씩 가면 돼. 무리하지 마.” “저는 괜찮아요. 다만 시간이 부족할 뿐이에요.” 심은지는 그녀를 꼭 안으며 조용히 속삭였다. “앞으론 기다리지 마시고 먼저 주무세요. 제 몸은 제가 챙길 수 있어요.” ____ 다음 날 새벽. 알람이 울렸다. 심은지는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에 뜬 글자는 [카운트다운, D-day]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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