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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밤이 내려앉자, 심은지의 차가 강씨 가문 저택 앞에 멈춰섰다. 환히 켜진 대문 불빛 아래, 기다리고 있던 운전기사가 곧장 다가왔다. “사모님, 안녕하십니까.” 주차를 전담하는 기사였다. 심은지는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다. 안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한옥희가 환한 미소로 그녀를 맞이했다. “은지야, 어서 들어오렴. 하루 종일 바빴을 텐데, 배고프지?” 한옥희는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살펴보며 손을 잡으려 했다. 심은지는 순간 미간을 좁혔지만, 티 내지 않고 슬쩍 몸을 비켜섰다. “할아버지 안에 계세요?” “아버님은 위에서 우빈이랑 얘기 중이시란다.” 한옥희는 미소를 잃지 않은 채, 오히려 심은지의 손을 꼭 잡았다. “그들끼리 얘기하게 두고, 우리도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눠보자꾸나.” 심은지는 잠시 내려다봤다. 손을 억지로 뿌리칠 수도 있었지만, 굳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낼 이유는 없었다.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은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예전부터 한옥희는 출신을 이유로 그녀를 은근히 깔보곤 했다. 이토록 온화한 얼굴로 맞이하는 건 처음이었다. 결혼 후 강우빈과 집을 나와 살면서, 매달 열리는 정기 모임 외에는 마주칠 일이 드물었고, 강은우가 태어난 뒤에도 한옥희의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옥희는 그녀를 달가워하지는 않았지만, 굳이 나서서 괴롭히지도 않았다. ‘할아버지가 지켜보는 자리라, 괜히 어색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은 걸까?’ 한옥희는 그녀를 거실 소파에 앉히더니, 대화를 나누는 척하며 슬쩍 비취 팔찌를 벗어 심은지의 손목에 끼워주려 했다. “은지야, 손이 너무 허전하구나. 마침 나는 나이가 들어 이런 화려한 빛깔이 잘 안 어울려. 네가 하면 더 예쁠 것 같은데...” 그녀가 말을 잇는 동시에 억지로 비취 팔찌를 채우려던 순간, 심은지가 저도 모르게 손을 거두었다. 쨍그랑. 손에서 미끄러진 비취 팔찌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수십억을 호가하는, 대대로 전해 내려오던 가보였다. 심은지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건 너무 귀한 물건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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