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장
“지태야, 전에는 할머니한테 대든 적이 없었으면서 왜 갑자기 이러는 거야? 혹시 이소현이 네 앞에서 이간질한 거야? 이소현만 언급하면 네 태도가 삽시에 변하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이야.”
강지태는 헛웃음을 터뜨리더니 눈가에 적막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이간질이요? 잡생각이 많으신가 보네요. 저 소현이하고 오랫동안 말도 못 섞었어요.”
마님은 거절을 용납하지 못한다는 식으로 말을 건넸다.
“그럼 내 말대로 잠자코 맞선이나 봐.”
몸을 일으켜 위층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는 강지태는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
“안 가요.”
“정말 점점 더 제멋대로 행동하네!”
마님은 강지태의 뒷모습에 대고 호통을 쳤다.
허경선은 그런 마님의 등을 쓰담거렸다.
“할머니, 노여워하지 마세요.”
마님은 퉁명스레 답했다.
“경선아, 네 오빠 하는 말 좀 들어봐! 전에는 단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어.”
허경선은 차분한 목소리로 가증스레 입을 열었다.
“그러게요. 이소현하고 연애한 뒤로 오빠가 변한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할머니한테 대든 적이 없었는데 아마도 이소현이 중간에서 이간질을 했나 봐요.”
마님이 답했다.
“너도 이소현 잘못인 것 같아?”
“그럼요. 할머니, 매번 이소현하고 관련된 일이면 오빠가 성격이 변하잖아요. 이소현이 오빠하고 할머니 관계에 대해 이간질한 게 아니면 뭐 다른 이유가 있겠어요.”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경선아.”
윤란희는 해바라기씨를 까먹으며 침착하게 말을 내뱉었다.
“오빠하고 형수님이 단둘이 있을 때 옆에서 이간질하는 거 직접 들은 적이 있어?”
허경선은 윤란희한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 적은 없지만...”
윤란희는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재차 물었다.
“그럼 형수님이 네 귀에다 대고 이간질을 직접 했던 적이 있었나 보지?”
얼굴이 새까맣게 질려버린 허경선은 이를 꽉 깨물었다.
“없어요.”
“어머나.”
윤란희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이상하네. 직접 들은 적도 본 적도 없으면서 형수님이 이간질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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