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6화 미쳤다, 정말 미쳤다.
20여 명의 늑대 소굴 멤버들이 50여 명의 소항 지하세력을 상대로 가볍게 싸웠다. 그야말로 처참한 광경이었다.
20여 명의 늑대 소굴 멤버가 총출동하지 않아도, 단 두세 명을 무작위로 보냈어도 용오 일행을 완전히 제패할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용오 쪽 50여 명이 거의 반쯤 바닥에 누워 있었다. 늑대 소굴의 멤버들은 상대가 죽든 살든 강에 던졌다.
그야말로 충격적이고 피비린내 나는 장면이다. 소항 일대는 오랫동안 이런 피비린내 나는 패싸움이 일어나지 않았다.
양쪽에 막힌 운전자들은 참지 못하고 휴대전화를 꺼내 몰래 다리 위 전쟁 장면을 촬영했다.
오프로드 차량 앞에 서 있던 조진원은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인터넷이 발달된 지금 이런 일은 인터넷에 퍼지면 수습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천이 왜 이러는지, 쉽게 풀 수 있는 일인데 왜 이렇게 요란하게 일을 벌이는지. 설마 일부러?’
이때 이 다리 동쪽의 한 건물 내부.
이 건물은 모두 20여 층으로 이 다리 옆에 세워졌다.
22층 위에서는 중산복을 입은 남자가 망원경을 손에 들고 앞쪽의 창문을 통해 다리 쪽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이마에 핏줄이 선명하게 맺혀 있었고 망원경을 든 손은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화가 치밀어 올라 떨고 있었다.
늑대 소굴 멤버들이 무자비하게 용오 일행의 목숨을 거두고 있었고 그 수법이 잔인했다. 그리고 강에 던져 버리는 모습에 등골이 오싹해났다.
“미쳤어, 제대로 미쳤어.”
"젠장."
남자는 끝내 참지 못하고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손에 들고 있던 망원경을 땅에 내리쳤다.
그의 뒤에는 중산복을 입은 남자 두 명이 서 있었는데 그들의 안색도 어두웠다
이 세 사람은 육선문의 사람들이었고 망원경을 든 사람은 마양이었다. 바로 일전에 66층 건물 옥상에서 청룡 옆에 있었던 사람이다.
"형, 우리 이제 어떡하죠. 하천은 분명 일부러 이러는 거예요." 뒤편에서 또 다른 중산복 사내가 물었다.
"모르겠어."
마양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세게 잡았다. 제대로 화가 났다.
같은 시각, 다리 위에서는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계속되었고, 다리 양쪽에는 이미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지켜보았다.
마침내 마양은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 저쪽에서 "말해"라는 청룡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보스, 이 일은 제가 처리할 수 없어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마양의 말투에는 나무라는 듯한 기색이 역력했고, 전화기 너머 청룡은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 하천, 미친놈이에요. 일부러 부하들을 이 대낮에 소항대교에서 현지 지하세력들과 싸우게 하고 있어요. 목격자만 해도 백 명이 넘어요.”
"이 일은 분명 커질 텐데 하천이 대체 무슨 생각이죠?"
"이 일은 내가 관여할 수 없으니 네가 직접 해결해.”
"해결 못하겠으면 빠지던지."
청룡의 분노 섞인 말투에 마양은 방금 자신의 말투가 심했다는 것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마양의 어투도 누그러졌다. ”보스, 하천이….”
"입 다물고 당장 해결해." 청룡이 말했다.
"네?"
마양은 속으로 놀라며 ‘보스, 우리가 그 집 똥을 치워준 게 한두 번도 아닌데, 또?’
"해. 결. 해!"
“네, 보스.”
청룡의 명령에 마양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비록 매우 불쾌했지만, 그는 결국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육선문이 이일을 억누르려고 하는 것은 결코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다. 결국 필요할 때 위에서도 육선문의 명령대로 이행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특수한 상황에서 육선문이 군대를 동원할 수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이때 다리 위의 난리 통은 이미 끝났다. 앞뒤 모두 합쳐도 몇 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용오를 포함한 50여 명의 현지 지하세력들은 모두 늑대 소굴의 변태 떼에 의해 강에 던져졌다.
어떤 이들은 죽지 않고 강에서 미친 듯이 도움을 청했고, 어떤 이들은 완전히 숨을 거둔 채 시체가 강 위에 떠 있는 끔찍한 모습을 보였다.
이때 양쪽 다리에는 겁 없는 운전자들이 이미 긴 동영상을 찍으며 인터넷에 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다리 위 신호가 영문도 모른 채 차단돼 4g 네트워크는 물론 전화를 거는 신호조차 잡히지 않았다.
늑대 소굴 멤버들은 임무를 마친 뒤 거들먹거리며 차에 올라타고 다리를 빠져나갔다.
30분 뒤, 늑대 소굴 멤버들은 하천의 아파트에서 7~8리쯤 떨어진 곳에 도착했다.
이곳은 일렬로 늘어선 창고로, 정욱이 특별히 물건을 보관하기 위해 임대했지만, 지금은 하천이 창고 하나를 비워두라고 명령했다.
늑대 소굴 멤버들은 이곳에 서서 하천을 바라보고 있었다.
"방금 다리 위에서 아주 잘했어요."
"여러분들은 한동안 이곳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 이 창고가 늑대 소굴의 새로운 거점입니다."
멤버들의 얼굴에는 약간의 흥분한 기색이 보였고, 정준우가 먼저 "형님, 이번에 우리 늑대 소굴 전체를 소항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앞으로 큰 움직임이 있나요?"라고 물었다.
하천은 갑자기 엄숙해졌다. 멤버들 조차 하천이 지금처럼 심각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하천의 몸에서 풍기는 이런 엄숙한 기운을 느끼며 늑대 소굴 멤버들도 하나같이 심각해졌다.
"앞으로 이곳에는 아주 참혹한 전쟁이 있을 것입니다."
"살든 죽든 당신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전쟁!"
늑대 소굴의 멤버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들은 하천에 입에서 나오는 전쟁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사람들의 눈에는 밝은 빛이 번쩍이고 얼굴에는 짙은 흥분이 가득했다.
"조진원, 잠깐 나와봐."
하천은 조진원을 한쪽으로 불렀다.
"사장님, 무슨 분부라도 있으십니까?"
하천은 "여기가 늑대 소굴의 새로운 거점인데 필요한 물품들을 빨리 마련해."라고 했다.
그러더니 하천은 은행 카드 한 장을 조진원에게 건네주며 "이 안에 100억이 들어 있어. 늑대 소굴이 소항에서의 경비로 사용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