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내가 방금 계산해 봤는데, 우리가 갖고 있는 자산 일부를 처분하면 6백억 원을 마련할 수 있어. 비록 2천억 원을 모으려면 한참 모자라지만, 압력은 줄일 수 있을 거야.”
엄태환은 침착하게 계산해 본 뒤, 먼저 입을 열었다.
그 얘기를 듣고 안나연도 서둘러 방법을 생각하는데 두 팔 걷고 나섰다.
“그럼 나는 회사 장부를 정리하고 있을게. 그해 진성 그룹과 협력하던 업체가 여러 곳 있었어. 그중,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한 협력 업체가 몇 곳이 있는데, 계약금만 다 돌려받아도 4백억 원쯤 될 거야. 그리고 이제 진성 그룹이 개업하면, 은행으로 찾아가 대출할 수 있는지 알아볼게.”
안나연은 빚을 어떻게 갚을지 차근차근 계획을 짰다.
그러자 진시후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제가 말했죠. 두 분은 회사를 잘 관리해 주시면 된다고요. 회사 자금에 관한 일은 제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볼게요.”
사실 진시후의 지갑 사정은 그리 여유롭지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능력은 돈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진시후가 장악한 많은 처방전 중, 몇 개만 팔아도 손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진 대표, 혼자 짐을 짊어질 필요 없어.”
진시후가 체면 때문에 도움을 거절하는 것으로 생각한 엄태환은 듬직하게 그를 타일렀다.
하지만 진시후는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호탕하게 웃었다.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이 정도 금액은 저한테 큰 문제가 아니에요. 또 다른 할 얘기 없으시면 먼저 가볼게요.”
안나연은 잠시 머뭇거렸지만, 끝내 연구팀을 만들어야 하는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한편, 그들이 예상한 대로 빈하 그룹에서는 사람들을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지금 이 얘기까지 꺼내면, 진시후에게 걱정만 안겨줄 뿐이었다. 회사를 개업한 뒤, 장수 코드 개발에 성공해야만 능력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2천억 원은 일반인에게 그저 천문학적인 숫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진시후는 2천억 원의 빚을 지고도 아무런 압력을 느끼지 않았다.
“단약으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약에 들어가는 재료를 구하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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