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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3장

“아니! 우리 부모님이 그렇게 비참하게 돌아가신 건 당신이 그 지분을 혼자 가지려고 죽어가는 걸 구해주지 않았기 때문이야.” “여기 네 부모가 지분을 회수한 계약서가 있어. 변호사와 양측 어른이 다 있어야 하니 이건 조작할 수도 없지. 그리고 내가 네 부모에게 돈을 이체한 기록도 있어. 내가 너희 집에 돈을 대주지 않았다면 네 집이 망하고도 그렇게 큰 별장에서 지낼 수 있었겠어?” 용진숙이 되물으며 나눠준 자료를 가리켰고 사람들이 살펴보니 복사본에는 확실히 용태희 부모님의 서명이 있었다. 진짜였다. 용태희는 손에 들고 있던 자료를 바닥에 떨구었다. 오랫동안 확신해 왔던 것들이 사실 가짜였다는 게 믿기지 않았지만 이 시점에서는 진실과 거짓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일 수 없어 이를 악물고 말했다. “엄마, 제가 용성그룹을 물려받은 건 엄마가 직접 사인한 일이잖아요. 그러니 함부로 말하지 말고 끼어들지도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 그렇게 해. 어차피 이제 내 회사도 아니니 이 난장판은 네가 알아서 정리해.” 말을 마친 용진숙은 사람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그녀의 눈이 주위를 둘러보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일이 연쇄적으로 이 지경까지 온 것은 분명 용희수가 손을 댔다는 뜻이니 근처에 있을 것이다. 용진숙은 인파 속에서 등을 진 채 걸어가는 실루엣을 보았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그 뒷모습은 모를 리 없었다. 바로 용희수였다. 그녀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용태희도 수상함을 눈치채고 쫓아가려 했지만 건물주들이 막았다. 사람들 틈에서 신이서는 송서림의 손을 잡아끌었다. “어르신께서 가셨어요. 우리도 가요. 그 여자를 본 것 같아요.” 말을 마친 신이서가 긴장하며 따라갔고 송서림도 그녀가 걱정되어 동행했다. 용태희가 이미 말실수했으니 바로잡는 건 그녀의 능력에 달렸다. 용진숙이 없었으면 그녀가 원하는 용성그룹도 얻지 못했을 텐데 그걸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때 가서 용태희가 누굴 탓하든 아무 소용도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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