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9장
상대방의 공세가 거세지자 황보도윤은 자신이 당해낼 수 없을까 봐 걱정해 차라리 한 잔을 마신 뒤 책상에 엎드려 술에 취한 척했다.
그의 이런 도피 방식은 공은별의 강한 불만을 불러일으켰다.
“황보도윤 씨, 죽은 척해요? 일어나서 말해요.”
하지만 그녀는 힘이 너무 약해서 키가 180㎝나 되는 이 사람을 일으키지 못하고 결국 힘없이 소파에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술에 취한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지아는 머리만 아팠다.
그녀가 이 두 사람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을 때 그녀의 구원자 고현진이 나타났다.
“여긴 어쩐 일이에요?”
그의 출현은 지아를 놀랍고도 기쁘게 했다. 사람의 감정은 정말 기묘했다.
자신의 감정을 직시하고 더는 억누르지 않기로 한 후로 지아는 자신이 바보처럼 느껴질 정도로 상대방이 나타나기만 하면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억누를 수 없었다.
다만 이때의 고현진은 좀 피곤한 것 같았다.
그는 자연스럽게 지아의 옆으로 다가가 앉아서 술에 취해 쓰러진 두 사람을 보더니 직접 지아의 손을 잡고 다른 쪽 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저에게 물어보세요.”
고현진은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이런 말을 뱉었다.
“난...”
두 사람이 두 눈을 마주치는 순간 지아는 갑자기 말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상대방이 화가 난 게 아니라 단지 좀 피곤하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지아는 자기도 모르게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잡았다.
“현진 씨가 무슨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전 비록 현진 씨처럼 그렇게 대단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돕고 싶어요.”
이때 마음이 수사자처럼 강인한 그의 마음속에 조용히 기쁨이 차올랐다.
언제부터인지 그의 주변 사람들은 항상 그의 보살핌에 익숙해져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한 가닥 미소를 지었다.
“왜 웃어요? 난 진지해요.”
그녀는 고현진이 왜 웃는지 몰라 진심 어린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았다.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고현진에게 틀림없이 무슨 큰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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