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8장
탁지훈이 구미호 같은 요사스러운 그 얼굴을 살짝 들이밀며 말했다.
“와이프 먹여살릴 돈 있으면 뭐해요, 와이프가 없는데. 어디서 찾아야 돼요? 연화 씨가 대신 찾아 줄래요?”
고연화가 혐오스러운 눈빛을 하고 막 입을 열려던 찰나, 정 비서가 운전석에 자리 잡으며 심각한 얼굴로 목청을 가다듬었다.
“크흠 크흠!”
탁지훈은 그 소리에도 전혀 놀라는 기색 없이 다시 정자세로 몸을 들었다.
“도련님, 어디로 가십니까?”
“연화 씨가 묵는 민박으로 가자고요. 다들 가까이 있어야 무슨 일 생기면 시간도 단축하죠.”
정 비서가 못마땅함을 대놓고 드러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사모님은 강씨 가문 산장에서 묵을 예정이시라서요. 거긴 출입이 쉽지 않으실 겁니다.”
“그 산장이요? 그럼 더 잘 됐네, 내가 준영이한테 연락하면 되죠!”
곧바로 강준영에게 연락을 하려는 걸 보자 결국 참지 못한 고연화가 그에게서 휴대폰을 낚아채고는 말했다.
“대체 뭘 어쩌자는 건데요?”
탁지훈이 억울하다는 말투로 구구절절 반박했다.
“연화 씨, 그래도 친구 사이잖아요 우리. 이런 낯선 곳에서 만난 것도 인연이고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그러는데 문제될 건 없잖아요? 혼자 산에서 묵으려니까 무서워서 그러는데 나 좀 딱하게 여겨주면 안 되나?”
헛소리를 믿을리가 없던 고연화가 콧방귀를 뀌었다.
“무섭다면서 여긴 왜 혼자 왔어요? 아는 사람 못 만났으면? 그래도 혼자인 건 똑같지 않아요?”
“누가 그런 생각들을 다 하고 오나요 뭐. 말 안 했으면 여기 산장 있는줄도 몰랐을 텐데! 마침 준영이한테 연락하면 여기 와서 나랑 같이 휴가 보내줄 수도 있잖아요!”
탁지훈이 강준영에게 연락을 하도록 내버려둘 순 없었다.
고연화가 여기 있는 걸 알면 분명 달려올 거니까.
자신을 구한다고 달리는 차에 몸을 내던져 다리도 성치 않은 사람을 여기까지 내려오게 하고 싶진 않았으니까!
잠시 생각에 잠긴 고연화가 다시 휴대폰을 툭 던져주며 말했다.
“강 사장님한테 연락하지 마요, 다리도 다친 양반이 휴가는 무슨! 정 비서,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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