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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장

소피아의 목소리에선 불안감이 묻어나왔다. “정 비서님, 태윤이 왜 연락을 안 받아요? 집엔 갔어요?” “네, 도련님 벌써 쉬고 계십니다.” 소피아가 여전히 의문을 품고 물었다. “쉰다고요? 그럼 왜 연락이 안 되는데요?” “휴대폰이 꺼졌나 봅니다! 아가씨 걱정 마십시오, 도련님 아무 일 없으시니까요.” “그럼 다행이고요! 내일 아침에 다시 연락할게요!” 통화를 마친 정지호가 고개를 돌려 허태윤에게 말했다. “도련님, 소피아 아가씨껜 잘 말씀 드렸습니다.” “그래.” 남자가 정신이 딴데 팔려 건성건성 대답했다. “저 도련님, 사모님 강씨 가문에서 지내시려는 것 같은데 사람 보내서 모셔올까요?” 허태윤이 벌써 잠이 든 애송이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거긴 연화한테도 안전하니까.” 방금 영상 통화를 할때, 허태윤은 진작에 그 곳이 앞서 고연화가 지내던 방이 아님을 알아챘었다. 아직 집으로 올 생각이 없어 보이니 잠시라도 오빠인 강준영한테 맡겨둬야겠다. 차라리 그게 마음도 놓이고. ......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거실에 앉아있는 할머니가 보였다. 코트를 벗고 허태윤이 다가갔다. “할머니, 아직도 안 주무시고 뭐 하세요?” 그제야 정신을 차린 할머니는 또다시 손자에게서 풍기는 술냄새를 맡고는 물었다. “태윤아, 너 또 술 마셨니?” “네, 두 잔 마셨어요.” 솔직하게 답한 허태윤은 코트를 소파 위에 걸쳐두고 자리 잡았다. “왜 안 주무시고 계셨어요? 무슨 생각 하세요?” 할머니가 미간을 찌푸리고 손자를 바라봤다. “너 오늘 소피아 생일 파티 갔다며?” 허태윤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얼굴만 비추고 온 거예요.” “태윤아, 너 대체 연화는 언제 데려올 거야?” 그 말 못할 고민을 진작에 알고 있었던 허태윤이 할머니를 다독였다. “아직은 때가 아니에요.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어떻게 걱정을 안 해! 연화가 혼자 그 몸으로 밖에서 지낼 거 생각하면 잠이 안 오는데!” “혼자가 아니에요, 잘 보살펴 주는 사람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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