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75장
......
주방에서 나온 유영은 못마땅한 얼굴을 하고는 소파에 털썩 앉아 육호중을 노려봤다.
“부사장님, 뭐 하는 거예요 이게? 이러면 더 곤란해진다는 거 몰라요?”
육호중이 빙그레 웃음 지었다.
“그래? 내가 너 곤란하게 했어?”
“그럼요! 그러니까 내가 아빠 엄마한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를 모르겠잖아요!”
“어떻게 할지 모르겠으면 하지 마 그냥.”
유영이 팔짱을 척 끼고 툴툴댔다.
“어떻게 설명을 안 해요? 다들 내 남자친구인 줄 아는데! 그러다 언젠가 남자친구 아닌 거 알고 사위 내놔라 하면 어떡하냐고요!”
육호중이 전혀 개의치 않아 하며 말했다.
“그럼 내가 진짜 남자친구 하면 되잖아? 굳이 설명할 것도 없고.”
흠칫 놀라던 유영은 이내 얼굴을 휙 돌려버렸다.
“그런 장난 좀 그만하라고요! 난 그런 놀음은 못해요, 특히 아빠 엄마까지 다 알게 되는 이런 건! 사람 잘못 찾았어요 육호중 씨!”
육호중은 방금 윤희선이 내려준 차 한 모금을 홀짝 마시더니 잠시 뒤 입을 열었다.
“부모님들도 다 아시는 놀음? 그건 나도 못해. 여기까지 왔다는 건 장난이 아니라는 거야. 유영아, 이래도 못 믿겠어?”
또 한번 충격을 받은 유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육호중의 두 눈을 빤히 쳐다봤다, 마치 그 눈빛으로 거짓말 여부를 판단하기라도 하려는 듯.
애석하게도 지금의 육호중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진지하다.
“육호중 씨, 난 진짜 못해요......나랑 연애할 거면 결혼도 해야 하고!”
유영의 경고 아닌 경고에 육호중이 피식 웃어 보였다.
“그래, 그럼 결혼하자!”
결혼에 대해 쉽게 생각하는 육호중이 유영은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내가 원하는 결혼은 평생 이혼 없는 결혼이라고요! 육호중 씨처럼 체험만 좀 해보고 쏙 빠져 나가는 게 아니라!”
육호중의 미간에서 처음 보는 부담감이 흘러나오며 한숨을 푹 쉬었다.
“내가 어떻게 증명하면 돼? 어떡해야 장난이 아니라고 믿을 건데?”
“그건 나도 모르겠어요. 그냥 내가 보기에 육호중 씨는 결혼에 적합한 사람이 아닌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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