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87장
고연화가 또 한번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왜? 또 뽀뽀해 줘?”
윤준협이 휠체어를 조종해 고연화에게로 살짝 다가갔다.
“아니.”
“그럼 뭐! 얼른 말해! 소피아한테 들키는 거 무섭지도 않나 봐 이젠!”
윤준협이 새까만 눈동자로 고연화를 빤히 쳐다봤다.
“오후엔 누구랑 밥 먹은 거야?”
세상에 이런 하찮은 질문 때문에 사람을 다시 불러세웠을 줄이야.
“호중이, 혜영이, 탁지훈 씨랑 우리 애들 셋! 근데 애들 빼고 당신은 아마 다 기억 못할 걸!”’
힘을 주고 윤준협의 눈가가 한껏 유해졌다.
“그렇게 여럿이서 같이 먹었어?”
“그럼! 설마 내가 진짜 누구랑 단둘이 데이트라도 했는 줄 알고?”
“......”
정말 그렇게 생각했던 윤준협이다.
“그럼 사진에 찍혔던 그 남자는 누군데?”
고연화는 숨길 생각도 없었는지 솔직하게 말했다.
“탁지훈이라고 당신 친구였어.”
그 이름만 듣자마자 윤준협은 반감이 생긴 모양이다.
“그럼 나 없는 동안 두 사람 연락은 자주 했어?”
이번엔 고연화도 살짝 뜨끔한 모양이다.
미안할 짓을 해서가 아니라 탁지훈이 다른 마음을 품고 있는 걸 알면서도 같이 밥을 먹었다는 것 때문에......
오늘 오후만 해도 그래, 도저히 떨쳐내지지 않는 걸 어떡하라고!
“가끔 해!”
눈치 빠른 윤준협은 그새 뭔가를 알아차렸는지 말했다.
“그 사람한테 흥미 생기면 사실......”
“그 입 다물어!”
윤준협의 이어질 말을 예상했던 고연화가 화를 버럭 냈다.
“방금 내가 다 터놓고 얘기했잖아! 다른 누구랑 행복하고 싶었으면 진작에 갔지, 3년 내내 허씨 집안에서 애 셋 데리고 너 이 자식 기다리지도 않았다고! 다시 한번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지껄였다간 얻어맞을 줄 알아!”
속사포같은 고연화의 호통에 멍해 있던 윤준협이 피식 웃어 보였다.
“오해한 것 같아서 말하는데 내 뜻은 한때 내 친구였다던 그 남자가 당신한테 마음 있다고 해도 굳이 내 체면 생각해서 억지로 만날 필요는 없다는 거야.”
머쓱해진 고연화다.
“어......”
“휠체어 신세 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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