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03장
소피아는 냅다 손을 뻗어 강제로 그림을 뺏어오더니 시원이를 한쪽으로 쭉 밀어버렸다......
어라, 그냥 평범한 풍경화일 뿐이잖아!
화가 난 시원이는 방방 뛰며 닿지도 않는 그림을 향해 손을 흔들어댔다.
“이리 내! 내 그림 이리 내라고!”
그림 뒷면을 훑어봐도 이상할 건 딱히 없었다.
그러면서도 소피아는 빌어먹을 고연화의 아들이 씩씩대는 걸 보니 깨고소했는지 끝까지 그림을 내놓지 않았다.
토니안, 양서희와 조인하가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나오기 전까지......
“소피아 왜 그래? 애는 또 왜 소란인데?”
토니안이 방에서 나오며 목소리를 한껏 내리깔았다.
소피아가 아빠를 향해 멋쩍게 웃어 보였다.
“아, 아니야 아빠! 얘가 혼자 뛰쳐나가려고 해서 막았더니 성질 부리는 거야!”
양서희는 어찌나 급했는지 땀범벅이 된 ‘우빈이’를 보고 마음 아파하며 손을 흔들었다.
“우빈이 이리 와, 어린이는 혼자 밖에 나가면 안돼! 할머니가 애니메이션 보여줄게!”
토니안과 양서희를 알리도 없었고 둘을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여긴 적도 없는 시원이는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발을 구르며 손을 내저었다.
“애니메이션 싫어! 그림 내놔! 내 그림 내놔라고!”
어쩔 수 없어하는 양서희와 달리 토니안은 콧방귀를 뀌었다.
“이게 다 윤준협 그 자식이 오냐오냐 키워서 그래! 무례하기 짝이 없긴! 소피아, 이 놈 평소에도 너한테 이런 식이야?”
소피아가 섭섭해하며 한숨을 쉬었다.
“아빠, 난 이젠 익숙해! 근데 준협 씨가 그렇게 만든 건 아니야! 준협 씨는 엄하게 다뤘는데 얜 누굴 닮았는지 말을 안 들어.”
누굴 닮았냐고?
그 말에 아이가 어떻게 오게 됐는지를 떠올리며 인상을 구기는 토니안이다.
역시나 제 집 혈통이 아니니 뭘 하든 눈에 거슬리지!
이때, 조인하가 대신 나서며 조카를 위해 입을 열었다.
“난 우빈이가 말 잘 듣는 거 같던데? 어디 소피아 언니가 말한 것처럼 고집불통이야?”
소피아가 조인하를 바라보며 남몰래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인하야, 너 얘랑 얼마나 봤다고 그래? 평소에 장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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