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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장

고설아가 왜 또 화 났는진 모르겠으나 아무튼 고연화는 응답한 뒤 자리로 돌아가 그녀를 찾았다. 값비싼 레스토랑은 점심에도 손님이 몇 테이블 없었고 고설아가 예약한 자리는 통창을 낀 전망 좋은 자리였고 또한 수요가 가장 적은 값비싼 자리이기도 했다. 이 곳은 그녀가 허태윤에게 잘 보이려 손을 부들부들 떨며 겨우 예약한 자리였다! 평소대로라면 이런 큰 돈을 들여 자리를 예약하지도 않았다. 더우기 화를 돋구는 건 가장 전망 좋고 값비싼 자리에, 최고급 음식까지 주문했지만 허태윤이 입에 대지도 않고 가버렸다는거다! 이때 먼 곳에서부터 걸어오던 고연화는 얼굴을 잔뜩 일그러뜨린 채 팔짱을 끼고 앉아있는 고설아를 보게 된다. 테이블엔 그녀 혼자였고 허태윤은 보이지 않았다. 사실 고연화는 어느 정도 눈치 채고 있었다. 허태윤 앞이였다면 절대 그런 말투로 연락하지 못했겠지. 그러니 아마 그 남자가 가버린게 맞는듯 하다. “설아 언니, 무슨 일이야?” 고설아는 그녀의 목소리에 고개를 홱 돌리며 눈을 부라리더니 씩씩대며 말했다, “고연화, 너 일부러 그런 거지?” 고연화는 이해가 가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뭘 일부러 그랬다는 거야?” 고설아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말한다. “일부러 내 연락 안 받은거잖아! 허 선생님이 네가 성심성의껏 사과하러 안 온다고 음식 입에 대시지도 않은 채로 가버리신거 아냐고!” 고연화가 억울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언니, 내 기억엔 언니가 나더러 배탈 났다고 핑계 대고 오지 말라고 했던것 같은데?” 고설아가 굳은 표정으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오히려 더욱 날카롭게 화내며 삿대질을 해댔다. “허 선생님이 금방 불만을 토로하실 때 내가 곧바로 너한테 연락했어. 근데 전화 안 받으니까 허 선생님이 화나서 가버리신거잖아! 그때 연락 받고 와서 진심으로 사과했더라면 안 가셨겠지! 고연화, 너 때문이야! 너 때문에 또 이렇게 된 거라고!” “......” 고연화는 어이가 없다는 듯 입꼬리를 씰룩거린다. 자기가 못 붙잡아놓고 또 남탓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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